[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캄보디아에서 코인 환전 일 하면 한 달에 800만~1000만원 번다”는 제안에 20대 청년들이 출국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것은 고수익 일자리가 아니라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당한 채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 상담원‘으로 전락하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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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이 지난달 19일 선고한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 A씨 등은 지난 3월 26일 서울의 한 주점에서 피해자 D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코인 관련 일을 하는데 나 대신 한 달만 일하면 주당 200만원씩 총 800만원을 주겠다”며 유인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에서도 비슷한 수법이 확인됐다. 모집책들은 “캄보디아에서 비상장 주식 관련 텔레마케팅 업무를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제의한 뒤 항공권과 숙소를 제공하며 출국을 종용했다.
부산지방법원 판결문은 조직의 모집 방식에 대해 “개인적인 인적 관계를 이용해 접근한 다음 항공권과 숙소를 제공하며 해외로 나오게 한 뒤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코인 관련 일을 같이 해보자‘고 제의했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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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법 사건 피해자 D씨는 지난 3월 27일 오후 6시 캄보디아행 항공권을 제공받아 프놈펜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밤 11시경 성명불상자 3명이 D씨를 차에 태워 한 건물 1005호로 데려간 뒤 여권과 폰뱅킹이 되는 휴대폰을 빼앗았다.
이들 조직은 캄보디아에 도착한 피해자들을 사무실로 데려간 후 여권을 빼앗아 임의로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사기 범행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의 감시 체계도 치밀했다. 사무실 건물 입구에는 현지인 경비원 5~6명이, 사무실 각 층에는 경비원 2~3명이 총을 들고 경계를 섰다고 한다.
사무실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출입증 카드를 들고 셀카(자기 자신을 직접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를 찍어 중국인 관리자에게 보내고, 그 관리자가 입구 경비원에게 인증해야만 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판결문에는 “사무실을 벗어나 외출하려면 신체 부위 사진을 관리자에게 전송해 허락을 받아야 했으며, 여권을 회수해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조직에서 이탈할 수 있게끔 강제했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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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근무 환경과 관련해서는 “근무시간은 통상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었고, 업무 시간 중에는 개인 휴대폰과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내부 규율도 엄격했다. “△일할 때는 핸드폰을 사용하지 마라 △탈퇴하려면 미화 1만달러를 내라 △상담원끼리는 본명을 알려주지 말고 가명을 사용하라 △매월 10일에 입금받은 15~20% 비율로 수당을 준다 △지각하면 급여를 차감한다 △실적이 저조하면 밤 11시까지 야근을 하라는 등의 행동강령에 따라 활동했다”고 판결문은 기록했다.
대구지방법원 판결문에는 “피고인들은 2024년 6월 26일경 캄보디아 프놈펜 콜센터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케이뱅크 영업부 대리를 사칭하고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이 있다는 취지로 상담통화를 했다”는 사기 수법이 기록됐다.
실적 부진시 폭행까지
판결문을 통해 조직의 폭력성도 확인할 수 있다. 성명불상의 조직원들이 피해자가 계좌를 정지시켰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때렸으며, 외부 이동시에도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감시하는 등 위세를 과시해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또한 팀장들은 팀원들의 출퇴근 여부를 점검하면서 실적이 부진한 조직원에게는 질책을 하는 등 실적을 독려했다고 한다.
의정부지법 판결은 양형 이유에서 “만일 피해자 스스로 탈출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감금과 신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D씨는 9일간의 감금 끝에 스스로 탈출해 귀국한 후 신고했다.
※[2편에서 계속] “국내 수거책보다 중죄”…캄보디아 콜센터 조직원 징역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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