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주민 필요한 의료 1위 '치과'…서울시, 전국 첫 무료 치과진료실

양희동 기자I 2022.12.08 10:00:00

쪽방 주민이 꼽은 필요 의료서비스 '치과' 32.6%
돈의동 쪽방상담소에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개소
오세훈 시장, 8일 개소식 참석…의료진 주 3회 자원봉사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 서울에 사는 쪽방 주민 A씨는 치아가 좋지 않아 씹는데 어려움이 있어 식사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식사를 라면이나 국 등에 밥을 말아먹는 식으로 해결해왔다. 깍두기 등 딱딱한 음식은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A씨도 이달부터 무료로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8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우리동네구강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쪽방주민들을 위한 무료 치과 진료소가 전국 최초로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 문을 연다.

서울시는 돈의동 쪽방상담소 5층에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구강관리센터)’를 마련하고, 지난 1일부터 진료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오세훈 시장과 구강관리센터를 함께 이끌어갈 우리금융미래재단, (사)행동하는의사회 관계자, 쪽방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에 개소식을 연다.

치과 진료는 비용 부담과 치료시 통증 우려 등으로 수요 대비 접근성이 낮은 의료서비스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쪽방 주민 실태조사에서 쪽방 주민들이 가장 필요한 의료서비스 1위로 ‘치과진료’(32.6%)가 꼽혔다. 이에 시는 지난 10월 ‘쪽방촌(주민) 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핵심과제로 쪽방 주민 대상 무료 치과진료사업을 기획했다.

구강관리센터는 쪽방 주민을 위한 치과진료에 뜻을 모은 시와 우리금융미래재단, (사)행동하는의사회가 협업해 공동 운영한다. 서울시는 센터를 위한 장소 제공과 사업 운영을 맡고,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인건비와 사업운영 재원을 지원한다. 또 (사)행동하는의사회는 치과의사 등 진료인력을 책임진다.

구강관리센터엔 치과진료의자 2대, 파노라마(x-ray) 등 진료에 필요한 전문 장비가 갖춰졌고, 주 3회 자원봉사 의료진이 센터에 와서 치과 진료를 실시한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는 ‘방문 구강건강 관리서비스’도 시작한다. 경제적 부담이나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치과진료를 미뤄왔던 쪽방 주민에게 기본적인 구강건강관리 방법을 안내해주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센터로 연계하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우선 돈의동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하고, 서울시내 5대 쪽방촌 거주자(올 10월 말 기준 2412명)는 누구든지 센터를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쪽방 주민의 연령 및 건강, 수급 여부 등의 경제 상태, 치료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서 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개소식 인사말에서 “우리금융미래재단과 행동하는의사회의 도움을 받아서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시작이 됐다”며 “(구강관리센터가)앞으로 좋은 모범 사례가 돼서 다른 영역의 진료에도 확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내·외부 모습.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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