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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3중 철책과 4중의 과학화 장비, 최전방 경계 작전 '이상무'

김관용 기자I 2019.03.17 15:44:06

육군 25사단, GOP 과학화 경계 작전 언론 공개
3중 철책과 레이더·카메라·TOD·광망 운용
"GOP 경계태세 한 치의 허점도 없다"

[연천(경기)=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남북 화해 분위기와 9·19군사합의에 따라 군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이 많지만, 군사 대비태세와 GOP(일반전초) 경계태세에 한 치의 허점도 없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지난 13일 경기도 연천 최전방 지역인 ‘상승(常勝)’ 전망대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맞이한 정찬환 제25보병사단장(소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25사단은 임진강과 감악산 등 군사적 요충지를 담당하는 부대로 서울의 관문을 방어한다. 187m 고지에 위치한 상승전망대에서 개성까지는 불과 30여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군사분계선(MDL) 너머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의 관측탑이 뚜렷히 보였다. 북한 주민과 군인들이 함께 사는 우근리 마을의 개활지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전망대 전방 730m 지점의 비무장지대(DMZ)에는 1974년 발견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도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4개의 남침용 땅굴 중 가장 먼저 발견된 것이다. 당시에는 남북 적십자회담과 7·4남북공동성명 합의 등으로 남북관계가 우호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3일 경기도 연천군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육군 25사단 상승대대 장병이 남방한계선 철책의 과학화 경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육안 감시가 아닌 과학화 경계 체제로 탈바꿈

과거 우리 군의 GOP 경계작전은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걸으며 눈으로 감시하는 방식이었다. 악천후에도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북의 동향을 감시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과학화 경계시스템 도입으로 병력에 의한 GOP 경계작전이 아닌, 감시·감지 장비를 활용한 형태로 탈바꿈했다. 이들 장비들의 데이터는 대대 지휘통제실과 중·소대 상황실로 실시간 전달된다. 근무자들은 쉴 새 없이 전방 상황을 비추는 화면을 통해 특이점을 확인한다. 상황 발생시에는 해당 지역으로 병력이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경계초소도 운용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이 GP 철수에도 대북 경계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철책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상승대대 장병들을 따라 1.2km를 함께 걸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천국의 계단’이라고 일컫는 곳에 다다를 때는 무거운 방탄조끼와 방탄모 덕에 땀으로 흥건해졌다. 이곳 GOP 철책은 3중의 철조망으로 돼 있다. 특히 가장 안쪽 철조망은 광케이블로 싸여 있다. 이를 절단하거나 아주 작은 하중만 가해도 즉각 상황실에 경보가 울린다. 이와 함께 레이더와 중·근거리 카메라가 수백m 간격을 두고 설치돼 있다. 이들 감시장비가 사각지대 없이 24시간 365일 전방의 움직임을 지켜본다. 야간에도 대낮처럼 밝힐 수 있도록 구간마다 LED 등이 있어 카메라의 원활한 운영을 지원한다.

지난 13일 오후 경기 연천군 육군 25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DMZ 수색 작전을 위해 GOP 통문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쉴 새 없이 전방의 이상 유무 감시

이들 카메라와 레이더는 미묘한 색 변화와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즉각 반응해 해당 영상을 상황실과 지휘통제실로 송출한다. 적외선 등을 감지해 영상으로 보여주는 TOD 장비도 함께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 수km 떨어진 지점에서도 북한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차와 차량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DMZ 수색작전이 진행됐다. 수색대원들이 DMZ 진입을 위해 통문(通門)을 열자 ‘개폐 센서’가 작동했다. 문이 3cm만 벌어져도 바로 지휘통제실에 경보가 울린다. 움직임을 감지한 카메라들도 통문 쪽을 향해 방향을 돌려 집중 감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한 쪽 카메라는 취재진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주시했다. 부대 관계자는 “여러 방향에서 물체가 움직여도 카메라가 큰 물체를 따라가면서 다른 카메라가 중첩해 커버한다”면서 “여러 방향에서 움직임이 있어도 모두 감시 및 감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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