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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금융산업이 20년 동안 규제에 막혀 답보 상태다. 회한이 남는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지난 2일 퇴임식을 끝으로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대변하고 은행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검투사’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지만 떠나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정부 규제로 성장판이 닫힌 자본시장에서 본인 몫을 다 하지 못한 것 아닌가,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정이다.
이데일리가 4일 황 회장을 만나 자본시장에 대한 생각과 금융산업에 몸담은 지난 20년간의 심경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금융산업이야말로 야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도전하면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이라며 “그런데 2000년 벤처 붐을 제외하면 20년 동안 규제가 지속돼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회한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초대형IB·증권사 법인결제·외환업무 등 규제 이해 안돼”
IMF 이후 국내 금융산업의 규모는 커졌지만 질적 성장이나 체질개선은 이뤄진 게 없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IMF 당시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원흉으로 지목된 이후 지금까지 정부의 시각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규제의 대상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대형 IB산업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났다. 황 회장은 “초대형 IB를 작년부터 시작했으면 모험자본을 꽤 많이 유치했을 것이고, 지금과는 시장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초대형 IB뿐 아니라 증권사 법인결제 허용, 외환 업무 등을 허용해주지 않는 부분은 이해할 수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의 성장판을 이 같은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가 금융투자업을 규제하는 이유에 대해 “은행의 기득권 보호로 볼 수도 있고, (허용해주지 않는 입장에서는) 시스템 안정성 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며 “그럴 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명분 논리를 만들거나 설득과정을 통해 되도록 했어야했다. 그만큼 규제의 벽이 높은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황 회장은 임기 동안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증권사 새 먹거리 창출과 규제완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그는 목표의 절반도 추진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새 정부와 ‘결이 다르다’면서 연임을 포기한 것을 두고 황 회장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이 투자자보호를 위한 포용적 금융 측면이 너무 강하다”며 “금융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금융회사 지배구조 이슈나 카드사 수수료 문제 등을 지적하는데 틀린 얘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정부가 나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면서 “혁신과 경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사 라이센스를 내줘 수수료가 떨어지게 한다거나 알리페이 등이 결제시장에 들어와 경쟁을 하게 하는 등 시장의 논리로 해결돼야 한다는 게 황 회장 생각이다. 그는 “혁신과 경쟁을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이 이뤄지도록 해야지 정부가 팔을 걷어붙여서 나서는 것은 선진 금융 정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기대 커…금융산업 경쟁체제 강화해야”
황 회장은 금융산업에 몸담은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그는 “규제 많은 대한민국에서 야성과 상상력으로 규제를 돌파해 성장할 수 있는 분야는 금융산업이라 생각했다”며 “20년간 금융산업에 몸담고 있었지만 해 놓은 게 없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그러면서 “손주가 ‘할아버지 20년간 금융시장에 하신 일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을 것 같다”며 “마지막 정열을 금융산업을 위해 붙태우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황 회장은 마지막 일성에서도 금융투자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규제 완화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금융업을 겪어봤지만 앞으로의 기회는 금융투자산업에 있다”며 “금융투자산업은 지도에 없던 신대륙을 찾아 나서는 것이 업의 본질이고 네비게이션보다는 나침반을 들고 떠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게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조선조 정조가 편 개혁정책 신해통공을 본 따 ‘무술통공(戊戌通共)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기대가 크다”며 “만약 진입규제장벽 철폐로 가장 큰 금융산업인 은행업에서 새로운 경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한국 금융업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이 역대 최고로 높은 정부인 만큼 개혁에는 가장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혁신을 추진하는 금융위원회의 의지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지난 2015년 2월 4일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취임해 3년간 조직을 이끌어 왔다. 서울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생명 전략기획실장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금융통’으로 불렸다.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을 지내며 삼성투신운용과 삼성생명투신운용을 합병했고 삼성증권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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