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자금난 압박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주)동양(001520), 동양인터내셔날, 동양레저 등 3개 계열사와 고의 법정관리 신청 의심을 받고 있는 동양네트웍스(030790), 동양시멘트(038500) 2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담당 법무법인을 따로 두고 법정관리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에 공들여
법정관리를 먼저 신청한 (주)동양 등 3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담당 법무법인은 세종으로 선임했지만 나중에 신청한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담당 법무법인은 대륙아주를 선임한 것. 대륙아주의 경우 도산법 분야에 확고한 지위를 갖춘 법무법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임료 수준도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나 청산 가능성이 높은 3개 계열사의 수임료는 성공보수를 포함해 2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법정관리 행 여부가 불투명한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수임료는 이보다 5배 많은 10억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는 이를 두고 동양그룹이 법정관리 행 여부가 불투명한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 개시를 위해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 그룹내 계열사 별로 법정관리 담당 법무법인을 따로 두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 개시를 위해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그룹이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 법정관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법정관리 신청 당시 다른 계열사와 달리 파산부가 없는 춘천지법에 냈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살려 그룹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 지역 정서를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계열사 대표 1주일새 2번 교체 촌극
악화된 여론을 무마 시키기 위해 1주일 새 동양시멘트 대표를 2번이나 교체하는 비상식적인 일도 벌어졌다.
지난 1일 동양시멘트 대표자리에서 물러난 김종오 부사장을 7일 신규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하고 김종오 대표 사임 뒤 홀로 대표 자리를 지켰던 이상화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
법정관리 신청 1주일만에 물러났던 대표가 다시 자리에 돌아오고 자리를 지켰던 대표는 물러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업계는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 후 악화된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오너 일가가 무리수를 뒀다고 보고 있다. 물러난 이상화 대표가 그룹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의 최측근 임이 밝혀지고 여론이 악화되자 서둘러 대표를 재교체 했다는 설명이다.
이상화 대표는 김철 대표가 그룹 MRO(소모성자재공급업)업체인 미러스 대표로 있을 때부터 그의 최측근을보 분류됐던 인사다. 시멘트 산업 경력이 전무한 이 대표가 지난해 갑작스레 동양시멘트 대표가 됐을 때도 그룹내에서는 김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반면 김종오대표는 1989년 동양시멘트에 입사한 이후 삼척공장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 실무형 인사다. 법정관리 개시 후 관리인 선임과정에서 법원의 유리한 판단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고 보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현재현 회장을 검찰 수사의뢰하는 등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당초 동양그룹이 짰을 법한 시나리오는 상당부분 어그러진 게 사실”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현회장 일가가 계열사 법정관리 행 여부 보다는 사법적 책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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