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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위기설 정면돌파..이달말 대규모 설명회

정태선 기자I 2008.07.23 11:18:43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례적으로 분기 실적발표에 맞춰 대대적 기업설명회를 연다.

최근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유동성 위기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채권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주요 계열사 경영전반과 자금흐름 등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23일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오는 31일 채권 애널리스트 등 금융권 관계자 70~80명을 초청해 대우건설(047040), 아시아나항공(020560), 금호산업(002990), 금호석유(011780)화학, 대한통운(000120) 등 주력사 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통상 3월에 그룹 차원의 기업설명회를 열어왔지만, 분기 실적에 맞춰 대규모 설명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에 돌고 있는 유동성 위기설 등 악성루머를 차단하기 위해 특히 채권시장 관계자를 중심으로 경영현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경영진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까지 인수에 성공하면서 올해 자산기준 재계 순위가 2006년보다 3계단이나 오른 10위(민영화 공기업 포함)에 랭크됐다.

반면 건설·부동산 침체, 고유가, 환율 등 3중고를 겪으면서 그룹 위기설 등의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숫자로 보여줘라..비핵심자산·유가증권도 팔아라"

금호아시아나는 이달 말 기업설명회에서 실적과 함께 자금마련 계획을 속시원하게 숫자로 증명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한통운 인수주체로 나서면서 유동성 위기설의 진앙지가 되고 있는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에서는 대해서는 작심하고 특단의 자구책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대 1조원 규모의 보유 부동산 및 SOC(사회기반시설) 지분 등의 자산 매각 계획을 포함한 주가부양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매각한 대우센터빌딩을 제외하고 나머지 팔 수 있는 자산을 모두 합칠 경우 총 매각예정 금액이 1조원대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4조 1000억원 가운데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의 투자금액은 1조원 정도인데 내년이면 대한통운의 유상감자를 통해 상당부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우건설 주가가 내년 말까지 3만2000원(배당 감자후)에 못 미치면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이 가격에 다시 매입키로 한 약속은 협의해서 1년 가량 연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와 오랜 거래관계를 유지해온 금융사 또는 관련투자회사가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상호협의를 통한 조정의 여지가 있다는 것. FI의 풋옵션 조항에도 합의하에 행사를 1년 연기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대우건설 주가가 현재 1만 2000원선이지만 아직까지 상승여지가 있다"며 "현재 연장시한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측은 대우건설의 2분기 실적은 목표치를 약간 웃돌 것으로 잠정 예측하고 있다. 또 살인적인 고유가로 인해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약간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경영목표 하향조정 없다"

한편 박삼구 회장은 최근 경영환경 악화는 물론 끈질긴 유동성 위기설과 주가하락을 의식한 강력한 주문을 내리고 있다.

박 회장은 일주일 간격으로 고정자산,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들을 일일이 체크하면서 "자산, 인력, 비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연초 세웠던 매출 26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란 실적목표는 그대로 유지하되 유가증권이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경영전반의 안전성을 꾀하기로 했다.

부채비율을 지난해 190%대에서 올해에는 150%대를 유지키로 했다. 또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을 지난해 2.43에서 올해에는 2.98로 높인다는 계획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유가가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목표 경영실적은 하향조정하지 않고 대신 일부 시장의 우려를 반영해 현금유동성을 본격적으로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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