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5명 호텔 7~8층서 발견
2명 에어매트 떨어졌다가 숨져
[부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사상자가 나온 것은 급속히 퍼진 연기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 22일 오후 7시34분께 부천 중동 A호텔에서 불이 나 소방대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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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34분께 부천 중동 A호텔 7층 810호에서 불이 시작돼 7~8층 객실에 투숙했던 시민 7명(남성 4명, 여성 3명)이 숨지고 건물 내부에 있던 1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이 중상이고 9명이 경상이다.
사망자 중 5명은 호텔 7~8층 객실과 복도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소방청은 판단했다. 사망자 2명은 당시 7층 807호에 투숙했다가 연기가 객실로 들어오자 창문에서 창 밖에 있는 소방대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이후 이들은 소방대가 건물 밖 바닥에 설치한 에어매트로 떨어졌다가 숨졌다. 먼저 떨어진 여성은 에어매트 중앙에서 벗어나 가장자리로 낙하하며 균형을 잃은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충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곧이어 남성이 떨어졌는데 뒤집힌 에어매트가 회복되지 않은 채 낙하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23일 오전 부천 중동 A호텔 앞에 소방청이 설치한 화재상황판. (사진 = 이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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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은 누군가 불이 시작된 810호의 문을 열어둬 불이 빨리 번졌고 연기가 대량 발생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11시께 화재현장에서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사망자에 대한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호텔측의 법령 위반 여부도 수사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누군가 발화실 문을 열고 나와 불과 연기가 급격히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매트가 뒤집힌 원인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호텔은 지상 8층짜리 건물이지만 4층을 5층으로 부르고 이후 층을 6~9층으로 표기했다. 호텔에서 9층으로 부르는 층이 실제는 8층인 것이다. 화재 당시 호텔의 투숙객 명부에는 68명(외국인 29명)이 기재됐고 직원 3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투숙객 일부가 호텔에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