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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법적 대통령제' 꿈꾸는 트럼프 측근, 러스 보우트 누구

정수영 기자I 2024.06.09 17:31:08

트럼프 1기 백악관 예산국장 역임, 2기 비서실장 거론
WP "트럼프 재집권시, 대통령 막강 권한 방안 추진"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시 대통령 권한을 법 위에 둘 만큼 막강하게 만드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을 지낸 ‘러스 보우트’로, 그는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비서실장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캠프측에 몸담고 있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말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 권한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 supporter of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and former U.S. President Donald Trump, wears a MAGA hat, on the day former President Trump visits to raise money at a fundraiser in Newport Beach, California, U.S., June 8, 2024. REUTERS/David Swanson
WP에 따르면 48세인 보우트는 스스로를 ‘기독 국가주의자’로 규정하며 트럼프 측근 인사들과 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재임한 전직 관료들과 2기 행정부 출범시 관료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로 구성한 보수 옹호 단체 네트워크인 ‘미국 재건센터’(Center for Renewing America)를 이끌고 있다.

이 센터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트럼프측 캐치 프레이즈) 이데올로기 생산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열린 후원 행사에서 “보우트가 우리의 ‘마가’ 의제를 이어갈 수 있게 뛰어난 일을 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보우트는 지난 2022년 쓴 에세이 “우리는 헌법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다”에서 “좌파가 국가의 법과 제도를 부패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이 트럼프의 성관계 입막음용 돈 전달 사건과 관련해 유죄 평결을 내리자, 보우트는 트위터에 “우리가 헌법 아래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쓰기도 했다.

그는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 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공화당 2024 플랫폼 정책국장을 맡고 있는 보우트는 ‘프로젝트 2025’의 마지막 장인, 트럼프 취임 180일을 위한 백서 작업을 진행중이다.

WP는 “프로젝트 2025는 아직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제안으로 미뤄봤을 때 트럼프 2기는 첫 임기보다 한층 정치적 규범을 위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WP에 따르면 보우트는 지난해 헤리티지 재단 연설에서 “법무부는 독립 기간이 아니다”며 “만약 누군가가 법무부를 백악관 정책 회의에 포함한다면, 나는 그들을 제외하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도 백악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닉슨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금지된 대통령의 의회 예산 거부권 및 사문화된 반란법(국내 법 집행을 위해 군대 동원 허용)도 그가 부활시키려 한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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