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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물가 안정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 중앙은행은 지난 3개월간 물가상승률은 평균 7.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연간 목표치인 4%를 크게 웃돌며, 루블화 가치 하락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상태다. 러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 하락이 물가로 전이되는 것에 탄력을 받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당초 오는 9월 15일 금리를 결정한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할 계획이었던 러 중앙은행은 전날 임시회의 개최를 결정, 긴급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예정보다 한 달이나 서둘러 임시회의를 개최한 것은 급격한 루블화 약세 탓이다. 전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루블 환율은 장중 102.355루블까지 치솟기도 했다. 루블화 환율이 1달러당 ‘심리적 저항선’인 100루블 고지를 넘긴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중앙은행이 임시회의를 연다는 소식에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97.00루블에 마감했다.
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푸틴의 경제 보좌관 막심 오레슈킨은 루블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가속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앙은행의 소프트 통화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중앙은행의 대응을 촉구했다.
러 중앙은행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루블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20%로 대폭 인상한 후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되면서 점진적인 인하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7.5%로 유지했었다.
그러나 수출 감소 등 교역 조건 악화로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해 루블화의 가치는 30% 가까이 급락했다. 전 세계 국가 중에서 러시아보다 화폐 가치가 더 많이 떨어진 국가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튀르키예뿐이다.
이에 러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조를 바꿔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앞서 러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루블화의 가치 하락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난달 기준금리를 7.5%에서 8.5%로 1.0%포인트 인상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쉬 수석 전략가는 “에너지 수출 감소뿐만 아니라 각종 수출 제재로 러시아로부터 자본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