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일몰을 앞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바라보는 중소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돼야 하지만 여전히 관련 소위원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아서다. 이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나서 국회에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법안 유효기간 연장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은 제도 일몰 시 사실상 대책이 없고 노사 양측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코로나19에 이어 복합위기가 예상되는 만큼 추가연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장관은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주에 환노위 법안소위가 열릴 수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인들의 염원을 담아 일몰 연장이 꼭 이뤄지기를 환노위 의원들께 간절히 요청한다”며 “코로나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지친 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이라는 불씨만큼은 끄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8시간 연장근로제 일몰이 도래할 경우 여러모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일몰이 안 된다고 해서 사업을 접을 수는 없으니 법을 어기더라도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비장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자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중소기업 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접촉해봤는데 지금 물가가 오르고 빚에 대한 금리까지 오르면서 실질 임금이 감소한다는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장근로제를 이용하면 추가 연장근무 수당으로 한 곳에서 일하면서 1.5배를 더 벌 수 있다. 하지만 연장근로제가 없어지면 돈을 벌기 위해 더 오래 투잡을 해야한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제도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9월 5~29인 제조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19.5%는 올해 1~9월 사이 주 52시간 초과 근로자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 52시간 초과 근로자가 있는 기업 중 91.0%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67.9%는 현재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현재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활용 중인 기업 중에서는 향후 제도 일몰 도래 시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75.5%에 달했다.
다만 현재 국회에서는 아직도 법안 처리를 위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열흘 뒤 제도가 일몰되는 만큼 중소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 측 관계자는 “오늘 열리는 전체회의 일정 이외에 여야 간사 간 의사일정이 합의된 게 없다. 소위 일정이 잡혀야 안건으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다룰지 정할 수 있다”며 “법안이 처리될지는 개별 의원들이 판단할 문제라 알기 어렵다. 다만, 아직 물리적인 시간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