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별세…대선 후보 등 애도 이어져(종합)

문승관 기자I 2022.01.09 15:10:10

향년 82세, 민주화 운동에 일생…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민주화운동보상법·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이끌어
이재명·윤석열 등 여·야 대선 후보들도 애도의 뜻 전달해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사진) 여사가 9일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배 여사는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전날 퇴원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쓰러진 그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세상을 떴다. 배 여사의 사망 원인은 명확하지 않아 부검이 필요하다고 조선대 병원 측은 설명했다. 배 여사의 앞으로의 절차는 타 지역에 있는 가족이 모두 병원에 도착하는 대로 부검 여부와 장례 절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평범한 주부였던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6월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아들의 뒤를 이어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항상 참석하곤 했다. 배 여사는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고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 이소선 여사와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 씨 등과 함께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지난 2019년에는 용산 참사 소식을 듣고 달려가 용산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배 여사는 이러한 민주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그해 6월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오늘 우리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기까지 많은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배 여사를 비롯한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친수했다.

배 여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87년 6월 이 열사가 산화한 후 어머님께서는 무려 34년 동안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다”며 “오직 민주주의 한 길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다.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반드시 지켜가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숭고한 정신을 꽃피우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십시오”라고 언급했다.

고인과 민주화 현장을 누빈 문정현 신부도 페이스북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졌다”고 적었다.

배은심 여사(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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