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에어차이나 CA122편과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가 시차를 두고 평양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했다.
CA122편은 평양에서 출발한 뒤, 베이징에 인접해 갑자기 편명을 CA61로 변경해 싱가포르로 이동했으며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주로 쓰이는 ‘참매 1호’ 역시 1~2시간 후 평양에서 출발했다. ‘참매 1호’ 역시 중국 영공을 가로지르며 싱가포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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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아니라 평양-베이징을 오가는 CA122편은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된 노선이었지만 불과 나흘 전인 6일부터 정기선 운항을 재개했다. 일부에선 평양-베이징 탑승객이 많지 않은 정기선을 재개하기로 한 게 김 위원장이나 북한 수행원의 이동을 돕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낡은데다 장거리 비행에 익숙한 북한조종사도 없을 것이며 김 위원장 한 명만 싱가포르로 가는 것도 아닌 만큼 북한 단독으로 준비하긴 힘들었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항공기나 조종사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CA122 노선을 재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지원에 나선 것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막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올 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이 베이징과 다롄에서 두 번이나 만나는 등 북중 양국은 혈맹관계를 과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가 재개하는 과정에서 ‘시진핑 배후론’을 문제 삼았다. 이후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한국과 북한, 미국 3자간 이뤄질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중국은 서둘러 북한에 접근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 종전 선언에 참여를 하지 못한다 해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프로세스와 북한 비핵화 검증 과정에선 역할을 하겠다는 것. 결국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 여객기 등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해 북한에 손을 뻗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고 있는 인접국가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도 견제하고 있다. 시 주석은 칭다오에서 지난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러는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국제 질서와 체계를 지키고 주요 국제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촉진하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해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의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