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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캠핑]"거품 뺀다더니"..★모델전쟁 2라운드

김미경 기자I 2013.10.31 10:25:38

탕웨이·장근석·전지현..톱스타 전성時代
40여개 브랜드中 모델 안쓴 곳 5개 불과
소비자 “고가 모델기용 가격상승에 영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탕웨이, 장근석, JYJ, 현빈, 유아인, 이서진, 전지현, 박형식….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인기 척도가 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아웃도어 업체들이 급성장했다는 방증일 터다.

겨울 대목을 맞아 업계 내에 또 다시 ‘별들의 전쟁’ 2차전이 시작됐다. 기존 선도업체 외에도 신규 브랜드들이 유명 연예인 모델을 앞세워 공격 마케팅에 나서면서 고객 유치전도 후끈 달아오른 모습이다.

자료=각 사 제공
◇40여개 브랜드中 5곳만 모델 없어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거물급 배우 장동건과 탕웨이를 기용한 데 이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엑소’와도 3개월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라푸마는 고준희와 유아인을, K2는 현빈, 비에프엘 역시 권상우 등이 활약 중이다.

지난해 매출기준 국내 상위 10개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올 한해 모델을 쓰지 않기로 한 곳은 ‘컬럼비아’(6위) 단 한 곳뿐이다. 국내에 잘 알려진 40여개 브랜드 가운데 ‘휠라아웃도어’와 ‘몽벨’ ‘잭울프스킨’ ‘루켄’ 등 5곳만이 정통·기능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연예인모델을 쓰지 않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스타 모시기’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브랜드 철학에 어울리는 모델 선정이 한해 농사의 결과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고가의 모델료는 부담이지만 낮은 인지도를 단박에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업체가 상당수인 만큼 그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가 모델 기용은 가격상승에 영향

코오롱스포츠의 전속모델인 배우 장동건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가격 거품을 빼겠다’던 아웃도어 업계의 ‘스타마케팅’이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지불되는 비싼 모델료가 결국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톱 모델을 앞다퉈 기용하다 보니 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외형 키우기에 집착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세우고, 품질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만큼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 모시기’ 실제 효과 있나..

겨울 판매량이 웃도어업체의 ‘한 해 장사’를 좌우하는 만큼 겨울이면 유독 더 심해진다.

최근 네파 전속모델로 발탁된 전지현
이맘때면 평일 월~목요일까지 오후 10시 드라마가 시작하는 주요 시간대 TV CF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다.

지난 29일 동 시간대 MBC·KBS·SBS 공영방송에서는 아이더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컬럼비아 K2 등의 TV광고가 잇달아 방영됐다.

실제로 배우 현빈이 모델로 나선 K2 제품은 2개월만에 완판됐다. K2가 지난 8월 선보인 하이킹 라인 방수재킷의 초도물량 6000장이 모두 판매된 것.

이 제품은 K2 모델인 현빈이 직접 착용해 ‘현빈 방수재킷’으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렸다.

디스커버리도 공유 덕을 봤다. 건강한 공유의 이미지와 중독성 강한 ‘붐디야다’(아프리카 말로 ‘나는 세상을 사랑해’라는 의미) CM송을 곁들여 다수의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 중 시장에 조기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매출 신장률도 전월 대비 1000%에 달할 정도로 매달 큰 폭 성장하고 있다.

◇연예인에 돈 쓰는 업계 속사정은?

스타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속사정도 있다. 크고 작은 아웃도어 브랜드 속에서 차별화를 두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브랜드 전문성 강화를 위해 모델을 쓰지 않겠다던 K2도 이를 6개월여만에 철회하고 지난해부터 현빈을 모델로 재기용한 바 있다.

고가의 비용이 들다 보니 차라리 한류 스타를 기용해 해외시장도 함께 잡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오는 2015년까지 중국 내 톱 3 브랜드에 진입하겠다는 목표 아래 장동건과 탕웨이를 이번 시즌 새 모델로 발탁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직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탕웨이의 역량을 모델 선정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스포츠는 세계적인 스타인 탕웨이를 마케팅에 활용해 올 연말까지 매장을 50개 가량 늘린 153개 유통망을 갖춰 중국 아웃도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페리노 역시 한류스타 장근석을 모델로 내세우고 본격적인 국내 사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가 제품자체만으로는 차별화를 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모델선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웃도어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공략하고 있어 인지도가 두루 높으면서도 현재 대세인 인물을 찾다보니 모델 경쟁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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