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고장나는 지하철 승강기..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최선 기자I 2012.11.19 11:38:30

지하철 엘리베이터 9개월간 3대중 한대꼴 고장
에스켈레이터는 1446기중 134기가 장애
서울시 "시민의식 부재로 고장 잦아"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서울 하계동에 사는 한영숙(53·주부) 씨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마다 핸드레일을 힘껏 쥔다. 텔레비전을 통해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영상을 본 뒤부터다. 한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마다 ‘혹시나’ 하며 진땀을 흘린 적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의 한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갑자기 역주행한 에스컬레이터로 80여명의 승객이 넘어졌다. 19명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19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서울시 지하철 승강기(엘리베이터·에스켈레이터) 고장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승강기 고장 건수는 모두 379건이다. 날마다 서울시내 지하철역 승강기 1~2대가 고장으로 멈춰선다는 얘기다. 주로 이용승객이 많고 설치한 지 오래된 승강기가 많은 역사에서 발생한다.

1~4호선을 담당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맡고 있는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역사는 총 276개(9호선 제외)다. 이중 266개역에 엘리베이터 735기, 223개역에 에스컬레이터 1446기가 운행 중이다.

9개월간 735기의 엘리베이터에서 총 245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3대 중 1대 꼴이다. 에스컬레이터는 상대적으로 고장률이 낮다. 1446기에서 134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11대 중 1대 꼴이다.

고장으로 민원이 접수돼도 수리에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계단 없이 에스켈레이터만 설치된 출구가 많아 고장 시 불만을 사기도 한다.

목동에 사는 임모(31)씨가 주로 이용하는 5호선 목동역 1번 출구의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것은 지난달 초. 핸드레일이 파손돼 11월 30일까지 두달간 운행이 정지된다. 임씨는 “좁고 가파른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오르내리는 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며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 좁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들의 경우 하차한 역의 승강기가 고장난 경우 속수무책이다.

합정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이모(40)씨는 “장애가 있는 회사 동료가 합정역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자주 지각을 한다”며 “몇차례 역사측에 항의했지만 ‘방법이 없다’ ‘관리라인이 다르다’는 말만 되돌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내 승강기는 모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승인을 받고, 해마다 한번씩 정밀검사를 받고 있어 기계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면 마모가 빨라져 내구연한이 짧아지고 엘리베이터에서도 문을 발로 차거나 버튼을 마구 눌러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시민들의 주인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역주행 방지장치 등 성능기준을 높이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서도 “선진국에 비해 사용자 부주의로 인한 고장이 많은 만큼 캠페인을 벌여서라도 이용자들의 의식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