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별미 대결] 무안 대표선수 세발낙지

조선일보 기자I 2006.11.02 12:10:01

너, 맛 좀 볼래..''통영 대 무안'' 맛으로 한판 붙다

[조선일보 제공] 전남 무안군 내 식당에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게 된 ‘귀한’ 물건이 식탁에 흔하다. 나무젓가락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면서, 식당에서는 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쓸 수 없다. 그런데 미끌미끌 살아 꿈틀대는 세발낙지를 쇠젓가락으로 먹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하여 산낙지를 내는 식당에 한해서만은 특별히 나무젓가락 사용을 허(許)했다.

산낙지를 내는 식당이 무안에만 있겠냐만, 낙지가 워낙 흔해서 웬만한 식당이면 낙지가 고정 반찬처럼 나오는 무안인지라, 거의 모든 식당에 나무젓가락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만큼 세발낙지는 무안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무안 갯벌은 그 넓이에서도 세계적이거니와, 몸에 이로운 게르마늄 함량이 높기로도 세계적 수준이다. 그 갯벌을 먹고 자란 세발낙지는 껌처럼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입안에 착 감기는 특유의 감칠맛이 기막히다. 비린내도 없다.

무안 세발낙지 맛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10월 초순부터 11월 말까지. 바로 지금이다. “겨울에는 무안 (바닷)물이 찬 게 낙지가 안 붙어. 11월 넘어가면 비싸불고, 쪼까 나오고. 그래서 겨울에는 보성, 고흥, 진도, 해남에서 들어와. 근디 다른 지역 낙지는 약간 찔거. 색깔도 빨갛고. 무안 세발낙지하고는 비교가 안되지.” 무안읍 버스터미널 뒤 ‘낙지골목’ 상인들 말이다.

10월 31일 현재 낙지골목에서 작은 세발낙지가 한 접(20마리) 5만원이다. 중(中)자 세발낙지는 1마리 3000원, 대(大)자는 5000원에 거래된다. 상인들은 “지금 물때가 좋아 퍽 싸다”며 “하지만 열흘쯤 후부터는 물이 차져서 무안산 낙지는 구하기도 어렵고 값도 오를 것”이라 했다.

무안은 낙지 말고도 맛난 것이 무지하게 많다. 주민들 말마따나 땅이 좋아서일까. 무안군에서는 무안을 대표하는 다섯 가지 먹을거리를 어렵게 골라 ‘무안오미(五味)’로 선정했다. 세발낙지와 양파한우고기, 명산 장어구이, 사창 돼지짚불구이, 도리포 숭어회다. 무안오미를 맛봤다. 전국 최대 양파산지인 무안 어디서나 내는 ‘양파김치’도 다섯 ‘대표선수’ 못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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