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올들어 국내 상장 제조업체의 수익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은 또 투자를 억제하면서 생긴 여유자금으로 장기부채를 상환하거나 현·예금 등 단기자산에 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 제조업 수익성 `빈익빈 부익부` = 16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9월중 국내 상장(코스닥 및 금감위 등록법인 포함)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7.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에 비해 5.4%p 개선됐다. 다만, 상반기의 8.8%에 비해서는 둔화돼 3분기 들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금리 및 환율하락 등 외부여건 호전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전체의 경상이익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자업체 비중은 오히려 커지는 등 수익성 양극화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적자 업체의 비중은 29.7%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p 커진 가운데, 경상이익률 10%이상인 업체의 비중도 25.3%로 1.5%p 높아졌다.
이자보상비율도 평균 253.6%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6.4% 상승했으나, 100%미만(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충당하기 어려운 기업) 업체의 비중은 2.0%p 커진 34.3%에 달했다. 200%이상인 우량기업의 비중도 49.1%로 0.8%p 높아졌다.
◇투자 주저..자금 단기로 운용 = 수익성 향상에도 불구, 투자는 꺼리고 있다. 여유자금은 주로 단기로 운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말 현재 상장 제조업체의 유동비율은 103.0%로 작년말보다 13.6%p 급등했다. 유동부채를 다 갚고도 남는 유동자산을 보유중이란 뜻이다.
9월말 현재 상장 제조업체들이 보유중인 현·예금 등 당좌자산은 작년말보다 3.1조원 늘어난 99.8조원. 총자산에서 당좌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4.9%로 2.4%p 높아졌다.
반면, 자기자본 대비 고정자산 비중(고정비율)은 154.1%로 44.9%p 급락했고, 총자산중 유형자산의 비중도 44.5%로 2.9%p 낮아졌다.
◇`장기채무 대거 상환` 재무 건전성은 고르게 개선 = 여유자금중 상당부분은 이자율이 높은 장기부채를 상환하는데 쓰였다. 9월말 현재 상장 제조업체의 장기차입금은 77.3조원으로 작년말보다 25.1조원 급감했다. 총차입금에서 장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58.4%로 5.9%p 낮아졌다. 단기차입금도 작년말보다 1.9조원 감소, 55.0조원에 그쳤으나, 비중은 41.6%로 5.9%p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상장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9월말 현재 130.1%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55.6%p 하락했다. 대우자동차 출자전환 및 채무면제도 전체 부채비율을 26.5%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비율 200%이하 업체의 비중이 작년보다 1.0%p 높아진 81.6%에 달했고, 500%초과 또는 자본잠식 업체 비중은 1.3%p 낮아진 6.4%에 그쳤다. 재무건전성은 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상장 건설업체도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올 들어 9월까지 4.2%를 기록, 작년의 적자(-1.5%)에서 벗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작년말에 비해 48.4%p 하락한 219.9%를 나타냈다.
도소매업의 경상이익률은 1.9%로 0.9%p 상승한 데 그쳤으며, 부채비율은 17.5%p 하락한 179.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분기 재무제표 작성대상 업체인 상장법인과 코스닥 및 금융감독위원회 등록법인중 1453개를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