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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파월' 금리 6% 육박하나…월가 "침체 우려" 부상

김정남 기자I 2023.06.22 10:53:36

연내 2회 추가 인상 재확인한 파월
"물가 낮추고자 더 많은 금리 인상"
비둘기 굴스비도 "7월 결정 못 정해"
강경 매파 행보에 침체 공포 재부상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을 놀라게 했던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연내 6%에 가까운 최종금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근래 수면 아래로 가라앉나 했던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제공)


◇연내 2회 인상 재확인한 파월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연말까지 금리를 다소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4일 FOMC를 통해 연내 두 번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즉 5.50~5.75%까지 올릴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점도표를 공개했는데, 일주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선 파월 의장은 이를 다시 옹호한 것이다. 올해 남은 FOMC 정례회의는 다음달을 포함해 오는 9월, 11월 12월 등 총 네 차례다. 이 중 두 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게 현재 연준의 기조다.

그는 “지난 회의 때는 우리가 얼마나 멀리,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는지 고려해 추가적인 정보와 통화정책 영향을 평가할 수 있도록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할 때 더 온건한 속도로 (추후 긴축을)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지난 FOMC 당시 발언과 비슷한 톤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중반 이후 다소 완화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연준 목표치인) 2.0%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면서도 “여전히 매우 빡빡하다(타이트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경제가 예상대로 돌아간다면 그렇게(두 번 추가 인상) 될 것이라고 보는 게 꽤 정확한 추측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의 일부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은 여전히 연내 한 차례 인상을 점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은 최근 점도표에 더 힘을 실은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71.9%로 보고 있다. 하지만 5.50~5.75%까지 갈 것이라는 베팅은 9~12월 회의 모두 10% 남짓에 불과하다.

◇강경 매파 행보에 침체 공포↑

파월 의장의 긴축 기조 재확인에 뉴욕채권시장은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52%까지 상승했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6bp 가까이 오른 수치다. 근래 초강세를 이어 왔던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파월 의장의 매파 언급에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뿐만 아니다. 연준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포럼에서 “지난주 금리 결정은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아슬아슬했다”며 “다음달 회의 때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다음달 FOMC 전까지 인플레이션에 대해 모두 알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을 토로했다. 그는 또 자신을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데이터 도그’(data dog)로 칭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나오는 지표들을 보면서) 더 냄새를 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준이 매파적으로 기울면서 월가에서는 다시 침체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만에 하나 최종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6%에 육박한다면 가계와 기업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소비자가 소비를 줄이고 기업이 고용을 줄이면서 연말까지 약한 침체에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TS 롬바르드의 스티브 블리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재무부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16일까지 법인세 수입은 1년 전보다 12% 줄었다”며 “이는 소득과 고용이 조만간 감소할 것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 전망은 아직 손상되지 않았다”면서 몇 달 내 침체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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