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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교수는 주말 동안 혁신위 인적 구성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혁신기구 책임자로 임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두고 ‘비명(非이재명)계’의 성토가 이어진 만큼, 인적 구성부터 계파 간 요구를 균형 있게 맞춰야 한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이사장은 2019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친명(親이재명)계’로 분류됐다. 이에 비명계는 이 대표가 혁신위원회마저 자기 통제 하에 두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를 향한 공개적인 사퇴 요구도 있었다.
혁신 기구의 과제 설정에도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각자 입장에 따라 혁신을 바라보니 혁신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초 비명계는 이 대표가 혁신기구를 먼저 제안했다는 점에서 기구 자체에 대한 불신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제기되자 제도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혁신 기구 도입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혁신기구 출범 배경이 대의원제와 관련이 있는 만큼,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을 필두로 친명계에선 대의원제 축소 혹은 폐지 등 당원권 강화가 혁신이라고 주장해 왔다.
비명계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으로 불거진 민주당 도덕성 문제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높은 도덕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며 “도덕성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엄격한 잣대로 자기개혁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선 혁신위의 과제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의 평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혁신을 하려면 무엇보다 지금 민주당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강성팬덤이 지금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문제인지,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승리할 수 있을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칙`으로 혁신 이룰까, `무용론` 그칠까…기대와 우려 계속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고심한 끝에 출범한 혁신기구를 두고서는 우려와 기대가 상존한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교수를 “원칙을 지키는 강단있는 인물일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반면 2015년 ‘김상곤 혁신위’를 경험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위원 인선, 아젠다 세팅에서 계속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혁신위를 띄웠으니 변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초선 의원은 “혁신기구가 지엽말단의 문제, 부차적 문제, 협소한 문제만을 얘기하다 병풍 역할로 그쳐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다만 일각에선 무용론도 여전하다. 이 대표 체제 하에서는 혁신이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위선적 내로남불을 넘어서는 것인데, 이 대표가 수사와 비리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혁신이 가능하기나 한가”라며 “이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한 혁신안이 제대로 논의될 리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