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보증금 1000억원 떼먹은 빌라업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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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기자I 2022.08.24 10:00:00

지인 명의까지 빌려 보증금 떼먹은 집주인도 발각
다음 달 '전세사기 예방 대책'도 발표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빌라 건축업자 A씨는 그동안 신축빌라 500여채를 지어 전세 계약을 맺었다. 시가가 없거나 전셋값이 빌라 매매 가격보다 낮은 이른바 ‘깡통 전세’ 계약이었다. 이렇게 맺은 전세 계약 보증금 규모는 총 1000억원에 달한다. 전세 계약 체결 후 A씨는 B씨에게 빌라 명의를 넘긴 후 잠적했다. 깡통 전세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수수료까지 얹어줬다. B씨는 전셋값을 돌려줄 능력이 안되는 ‘무자력 임대인’이었다. 이미 100여가구가 전셋값 300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경찰은 A씨는 전세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전세 사기 의심 사례. (자료=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A씨와 같은 전세 사기 의심 거래 정보 1만3961건을 경찰에 제공한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와 경찰청은 전세 사기 대응을 지난달부터 공조 체계를 구축했다.

국토부는 경찰에 제공한 사례 중엔 지인 명의까지 빌려 전세 사기를 친 피의자도 포함됐다. C씨는 과거 전세 보증금을 미반환한 전력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 보증금 보증(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변제해주는 보증 상품) 가입이 안 되자 지인 D씨에게 주택 명의를 넘겼다. C씨는 D씨 명의로 전세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번에도 200여명에게 전셋값 550억원을 돌려주지 않아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국토부는 이외에도 HUG 대위 변제 채무를 장기간 갚지 않는 임대인 정보나 임대차 계약 직후 대량 매수·매도 사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100% 이상 거래 정보 등을 경찰에 넘겼다. 이 가운데 임대인 26명은 경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이 미반환한 4507억원에 이르는 등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다음 달 법무부 등과 전세 사기 예방 대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전세가율 급등 지역 관리를 강화하고 임대인과 빌라 시세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으로도 전세 사기 의심사례를 집중 분석하여 경찰청에 자료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수사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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