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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게임업체, 규제 강화·성장 둔화에 해외 진출 가속화”

김윤지 기자I 2022.08.21 17:20:13

WSJ “텐센트, 해외 M&A 전념…최소 6곳 투자”
넷이즈 창립자 “판호 불확실성, 해외로 역량 돌려”
상반기 中게임산업, 2008년 이후 처음 역성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게임업체들이 자국의 규제 강화와 사용자 성장 둔화로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텐센트 로고(사진=AFP)
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는 외국 게임업체 인수·합병(M&A)에 전념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위해 ‘레벨 인피니트’라는 브랜드를 출범했으며, 올해는 캐나다, 스페인, 뉴질랜드 등 최소 6개 이상 해외 게임업체에 투자했다. 텐센트는 프랑스 게임업체인 유비소프트 엔터텡니먼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넷이즈 역시 최근 미국에 게임업체 2곳을 새롭게 열었으며, 미호요와 릴리스 게임즈는 싱가포르에 각각 ‘호요버스’와 ‘파라이트 게임즈’라는 글로벌 퍼블리싱 자회사를 신규 설립해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이즈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딩 레이는 지난 5월 넷이즈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지만 향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딩 회장은 “최근 1년 동안 당국으로부터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지 못해 연구개발 역량을 유럽, 미국, 일본 및 한국 시장으로 돌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당국의 규제 강화로 게임을 포함한 IT(정보기술) 분야가 대대적인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올 3월 온라인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모든 온라인 서비스에 청소년 모드를 추가, 청소년 모드에서는 특정 콘텐츠 사용과 이용 시간, 결제 한도 등을 제한했다. 중국국가신문출판서는 약 8개월 동안 판호 발급을 중단한 데다 지난 4월 판호 발급 재개도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국 게임업체 임원 출신으로 최근 싱가포르에서 새 게임업체를 연 위안 얀보는 “규제 당국이 언제 판호를 발급할지 결코 알 수 없다”면서 “해외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음향영상·디지털출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게임 부문은 2008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국 게임업계 수입은 1478억위안(약 28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고, 이용자 수도 0.13% 줄었다. 특히 자국 내 게임 매출은 4.3% 줄어들었고, 해외 매출은 6.2% 늘어났다.

문 닫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기업정보사이트 티엔옌차(天眼査)에 따르면 지난 한해 2만3000개의 게임 회사가 폐업한 가운데, 판호발급 중단 기간 동안 1만6000곳이 사라졌다. 텐센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1340억3000만위안(약 26조원)를 기록, 2004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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