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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스페인에서 진행된 나토 정상회담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이 73명의 튀르키예 테러범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지 않으면, 나토에 가입하지 못하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회담 시작 하루 전인 지난 28일 튀르키예가 스웨덴, 핀란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국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겠다는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FT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본국 송환을 요구하는 테러범 규모가 협상 초기보다 크게 늘었다. 또 이틀 전 양해각서에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해각서에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튀르키예 측이 요구하는 테러범 인도를 ‘해결’(address)하겠다는 대목만 담겼다.
이와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은 우리에게 73명의 테러리스트들을 보내겠다고 ‘약속’(promise)했다”며 “우리는 송환 진행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와 스웨덴·핀란드 간 양해각서에 ‘모호한 언어’들이 포함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토니 알라란타 튀르키예 전문가는 트위터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것은 “양해각서에 오해를 줄 수 있는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북유럽 국가들의 나토 가입 전까지 세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에 가입하려 하자, 이들 국가들이 튀르키예의 분리독립 세력 쿠르드노동당(PKK)을 지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PKK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