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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최 씨의 민원을 받고 내린 것으로 알려진 ‘체육계 비리 척결’ 지시가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으로 다듬어졌고, 이에 따라 정씨는 이대 특혜입학이 확인될 경우 승마선수로서 영구 제명될 위기에 놓였다.
◇ 교육부 이대 특별감사 착수
교육부는 오는 31일부터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 이대 체육특기자 입시·출석·성적 관리에 문제점이 있었느냐가 이번 감사의 초점이다.
당초 교육부는 이대에 대해 사안조사를 진행한 뒤 문제가 있으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류조사 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이 포착돼 대면조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감사의 초점은 △2014년 정유라 씨 입학 당시 체육특기자 전형에 ‘승마’ 종목이 신설된 점 △특기자전형 서류마감 후 정씨가 받은 아시안게임 입상실적이 입시에 반영된 점 △입학 후 학칙을 바꿔가며 학점을 배려한 점이다. 특히 교육부는 그간의 조사에서 정씨가 결석 대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학교 측이 정 씨에게 학점을 준 사실을 포착했다.
이번 감사에는 교육부 감사관실 직원 10여명이 투입된다. 조사기간은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이지만 필요에 따라 연장도 가능하다.
이번 감사에서 입학·학사관리의 부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대학인 이대와 당사자인 정유라 씨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에 따르면 입학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된 선수는 체육계에서 퇴출되며 입학 취소까지 가능하다. 정 씨의 경우 입시비리가 확인될 경우 영구 제명돼 더 이상 승마선수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소속 대학인 이대는 신입생 정원의 10%(2017학년 300명) 이내에서 모집정지 제재를 받게 된다. 해당 운동부도 대회 출전이 일정기간 금지되며, 정부 지원금은 삭감되거나 중단된다.
◇ 최순실 민원이 정유라 징계로 부메랑
아이러니한 점은 앞으로 정씨의 징계수위를 결정하게 될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이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제기한 민원이 시발점이 돼 등장한 대책이라는 점이다.
최씨는 2013년 4월 딸인 정유라 씨가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 출전, 준우승에 그치자 판정 시비를 제기했고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문체부에 승마협회 감사를 지시했다. 이어 문체부가 내놓은 감사 결과에서 최씨 측의 잘못까지 지적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문체부의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을 직접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박 대통령은 체육계 비리 척결을 지시했으며 문체부는 곧바로 체육단체 특별 종합감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승부조작·입시비리·성폭력 등 337건의 비위사실이 적발됐다. 이어 정부는 ‘스포츠 4대악(승부조작·성폭력·입시비리·조직사유화) 신고센터’를 출범시킨 뒤 체육계 비리를 조사할 합동수사반까지 운영했다. 이를 통해 2014년 12월에는 체육계 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안이 나왔고 올해 3월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대책이 발표됐다.
결국 최 씨가 승마대회에서 딸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자 불만을 품고 대통령에게 제기한 민원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간 이화여대 관련 조사에서 아무런 제출 자료가 없이도 정씨에게 성적을 부여하는 등 부실한 학사 관리 실태가 확인됐다”며 “이대의 체육 특기자 전반에 대한 입시·학사관리에서 부실과 비리가 있었는지 집중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도 30일 감사인력 9명을 투입해 정유라 출신고교인 서울 강남구 청담고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 교육청은 정 씨의 청담고 입학과정과 성적·출결 처리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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