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자신감은 출시 이후 곧바로 치러진 시승 행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아우디는 다양한 주행 환경, 특히 험난한 오프로드 구간 및 오프로드 짐카나까지 마련하며 차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기자들에게 그 경쟁력을 체험하도록 권유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현재 아우디 Q7을 다시 만나보았다.
곡선이 중심이 되어 유려한 자태를 뽐냈던 전세대 모델 대비 뉴 아우디 Q7은 보다 명료하고 간결한 이미지를 자랑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새롭게 디자인된 싱글 프레임 그릴과 더욱 반듯한 이미지를 담아낸 헤드라이트의 이미지다. 프론트 바디킷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보다는 편안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측면 역시 전면에서 이어진 단정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간다. 최근 측면에 많은 라인을 넣어서 역동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를 만드는 디자인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이런 추세 속에서도 아우디는 꿋꿋하게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이어가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그 어느 때 보다 확실하게 지켜가고 있다. 물론 공기 역학을 고려해 사이드 미러의 위치를 도어 쪽으로 옮긴 센스는 여전히 돋보인다.
다행히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돋보일 우아한 조형미와 뛰어난 균형미를 자랑하는 만큼 오랜 시간이 흐르더라도 언제나 만족할 수 있다는 강점이 담겨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할 극적인 하이라이트가 없다는 점은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헤드라이트가 켜지는 순간의 존재감은 약간의 불만도 쉽게 사라지게 만들 값어치가 있다.
아우디 Q7의 실내 공간은 여전히 호화스럽고 여유롭다. 랩어라운드 방식의 실내 디자인 기조는 여전하다. 우아하게 다듬은 대시보드의 실루엣과 가로로 길게 가로 지르는 우드 패널을 더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좌우 전폭을 최대한 활용하여 넓은 공간 감각을 제공하는 만큼 운전자는 Q7 안에서 더욱 여유롭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외치는 아우디답게 Q7에는 아우디의 새로운 시도가 대거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은 아우디의 차세대 계기판 시스템인 ‘버츄얼 콕핏’이랄 통해 운전자는 더욱 다양한 정보를 보다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새롭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며 하나인 것처럼 디자인된 에어밴트 그리고 새로 다듬어진 센터페시아의 조작부는 한층 간결해졌다.
2열 역시 마찬가지. 2열 시트의 리클라이닝 각도도 만족스럽고 시트에 앉았을 때의 만족감도 무척 좋은 편이다. 2,994mm의 긴 휠 베이스 덕에 레그룸에 대한 아쉬움은 찾아볼 수 없다. 3열의 경우 다른 7인승 SUV보다 조금 더 넓은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넉넉한 공간을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앉을 수 있다’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플래그십 SUV 역시 다운사이징 추세를 거스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아우디는 Q7 45 TDI을 위해 새롭게 튜닝한 V6 3.0L TDI 엔진을 마련했다. 전세대 Q7의 4.2L TDI 엔진의 막강한 출력과 견주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최고 출력 272마력과 61.2kg.m의 토크는 무척이나 인상적인 출력이다. 여기에 8단 팁트로닉 변속기와 자가잠금식 센터 디퍼런셜이 적용된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더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우디 Q7 45 TDI는 정지 상태에서 단 6.3초 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34km/h에 이른다. 이는 기존의 Q7 4.2 TDI에 버금가는 수치로 엔진 배기량이 30% 가량 작아졌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출력을 확보한 것이다. 한편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1.4km/L를 달성했으며 도심과 고속 주행 시 공인 연비는 각각 10.5km/L와 12.7km/L에 이른다.
디젤 엔진 그리고 SUV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도 아니고 두 단어가 합쳐진 ‘디젤 SUV’는 정말 원치 않는 차량이다. 하지만 몇 개의 변수가 있다면 디젤 엔진이 4기통이 아닌 6기통 혹은 8기통 이거나 SUV의 체격이 풀 사이즈 일 경우에는 조금 달라진다. 다 기통 디젤 엔진을 품은 풀사이즈 SUV인 Q7는 역시나 디젤 엔짐임에도 우수한 정숙성으로 운전자를 맞이한다.
3.0L TDI 엔진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그 반응이나 체감되는 반응 속도나 출력의 체감 정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노멀 모드에서는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거대한 체격을 거침 없이 이끄는 모습이고 효율을 위한 이피전시 모드에서는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답답함을 느낄 만큼 부드럽고 나긋한 느낌이다. 점진적인 가속으로 불필요한 연료의 소모를 사전에 차단한 결과다.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에는 똑똑하게 세팅된 8단 팁트로닉 변속기의 역할도 상당하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른 변속 반응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 외에도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반응, 그리고 주행 상황에 따른 기어 선택 등 전반적인 상황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수동 변속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특별히 신경을 쓸 필요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사뭇 견고하게 조이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연속된 코너에서도 롤링을 억제하며 저돌적인 모습을 잃지 않으며 노면의 연속된 변화에도 차체는 굳건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 물론 풀사이즈 SUV가 갖춰야 할 안락함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함께 더해진다. 조금 더 경쾌하고 견고함을 추구했어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그 점은 SQ7의 몫이라 생각된다.
한편 Q7은 다운사아징과 경량화가 어우러지며 효율성 개선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2박 3일 동안 시승을 하면서 누적 된 Q7의 연비 기록은 14km/L를 웃도는 수치였다. 풀사이즈 SUV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명 인상적인 수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시승 시간 동안 특별히 연비를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수치였다.
풀 사이즈 SUV로서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차량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프리미엄의 가치와 여유로운 공간, 우수한 드라이빙 퍼포먼스 그리고 효율성까지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차량이다.
안 좋은 점
경쟁자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존재감은 괜스레 아쉽게 느껴진다.
역사와 야구에 만약은 없고 기자에게는 속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아우디 Q7은 경쟁 차종에서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차량이라고 판단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경량화, 다운사이징이라는 시대의 추세를 확실히 이행하면서도 드라이빙 퍼포먼스나 세그먼트에 걸맞은 여유로움과 평온함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1세대 Q7이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가치가 충분한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