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눈 오는 겨울은 낙상사고가 빈발한다. 뼈가 약한 노약자, 골다공증 환자들은 겨울철 눈길만 봐도 아찔한 생각에 문 앞을 나서기가 겁난다. 사소한 낙상사고에도 쉽게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겨울철 ‘꽈당’, 어르신 척추압박골절의 원인
겨울철 낙상 사고를 겪으면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은 엉덩이와 척추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낙상사고는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골밀도가 낮고, 평형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연세바른병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도 기준 척추압박골절로 병원을 찾는 내원 환자 비율이 11월 대비 1.5배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이 낙상사고를 당하면, 척추압박골절과 같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외부 충격으로 척추 모양이 납작해지는 척추압박골절은 허리와 하체 통증이 함께 발생한다. 심하면 다리가 저리거나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보다 근력이 약한 중년 여성은 사고 위험이 더 높다. 폐경 후 에스트로겐 호르몬 감소 영향으로 1년에 1%씩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더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낙상 사고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노인들이 빙판길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급히 움직이는 것은 금물”이라며 “만약 낙상 사고를 당하면 성급하게 일어서려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 있는 여성들, 낙상 시 충격 더 받아
발목을 다친 적 있거나 골다공증 환자에게 있어 낙상은 치명적이다. 골절이나 연골 파열과 같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많은 병’으로 미네랄 성분이 소실되면서 조직이 얇아지고 엉성해져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인다.
골다공증은 대개 중년 여성이나 노인들의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2030 여성도 골다공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젊은 여성은 과도한 다이어트로 저체중이나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골밀도가 낮아진 경우가 많다. 또한 하이힐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신체가 불안정하고 반사 작용이 평소보다 느려져 미끄러지는 것이다. 일단 넘어지더라도 뼈의 강도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면 골절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미리 골다공증을 점검해야 한다. 평소 근육의 유연성과 근력 강화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실시하고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 섭취나 담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박진웅 원장은 “겨울철에는 일조량 감소와 운동량 부족으로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매년 비타민D 검사를 통해 자신의 뼈 나이를 알고, 비타민D가 함유된 등푸른 생선, 우유 등 꾸준히 섭취하면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