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일부 저축은행들이 진흥기업(002780) 대출 회수에 나서고 있어 워크아웃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진흥기업 대주주인 효성은 "저축은행들이 이기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7일 관련업계,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진흥기업 대출 시 담보로 잡았던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공매 절차를 시작했다.
동부저축은행, 경기저축은행 역시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이자가 연체되면 담보로 잡은 미분양 아파트를 공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흥기업은 앞서 우리은행 주도로 사적 워크아웃을 시작했다. 당시 제2금융권의 동의율은 70%선이었다. 채권 회수 조치가 취해지면 워크아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진흥기업 전체 채무는 보증과 기업어음(CP)을 포함해 약 1조2000억원 규모며 이 가운데 제2금융권 채무는 7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저축은행들의 대출 회수 조치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효성이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며 반발해 놓고 저축은행들 역시 자기만 생각하는 건 마찬가지"란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공매 절차에 돌입한 건 헐값에 기업을 팔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처사"라며 "이기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흥기업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또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자금을 대여하는 등 충분한 자금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며 "MOU가 체결되면 채권단 협의를 거쳐 정상화시키겠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저축은행들은 효성이 채무를 다 갚을 것을 약속해 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담보를 잡은만큼 안전성이 확인돼야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효성 역시 진흥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진흥기업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총 2300억원 가량을 투자했기 때문. 최근에는 550억원을 대여, 부가적인 금액까지 포함하면 총 4000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작년말 기준 진흥기업 장부가액을 848억8300만원으로 잡았다. 이때문에 작년 4분기에만 43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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