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SK에너지가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경질유 제품의 수출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금융위기 여파로 부진했던 석유사업의 수익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화학과 석유개발 사업도 견조했다.
SK에너지(096770)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8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7% 급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액은 11조3036억원으로 27%, 순이익은 3620억원으로 21% 각각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62% 각각 증가했다. 순이익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 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분법 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15% 늘었다.
이는 이데일리가 5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근거로 집계한 추정치인 매출액 10조3604억원, 영업이익 4612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로써 SK에너지는 상반기 매출 21조5047억원, 영업이익 9386억원, 순이익 678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석유사업의 실적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367억원으로 1분기 1244억원에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은 전분기대비 15% 증가한 7조832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대 경질유인 휘발유, 경유, 등유의 수출 물량이 2400만배럴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8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석유제품 전체 수출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석유제품 수출 물량과 금액은 각각 4284만배럴, 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31%, 38% 늘었다.
SK에너지는 "싱가포르 허브 중심의 트레이딩을 통한 제품 수출 포트폴리오 구축과 인도네시아, 홍콩, 베트남 등의 고정 거래처 확보를 통해 고부가제품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성과"라며 "수출 물량 증가가 환율 상승과 맞물려 영업이익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화학사업은 전분기와 비슷한 매출액 3조2077억원, 영업이익 1495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제품 평균 가격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으나 에틸렌을 포함한 올레핀 계열과 부타디엔 등 일부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여 실적에 기여했다고 SK에너지는 설명했다.
SK에너지는 하반기 중국·중동 설비 본격 가동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화학제품 가격의 전반적인 약세가 예상됨에 따라 정기보수를 진행하는 등 제품 수급 조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주요 광구의 생산량 증가, 유가 및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10% 증가한 1876억원,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9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국제 유가가 140달러를 넘나들었던 2008년 3분기를 제외하고 사상 최대치다.
2분기 일평균 생산량은 페루와 베트남 광구의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대비 약 7000배럴 증가한 5만1764배럴을 기록했다.
SK에너지는 하반기 페루 액화천연가스(LNG) 상업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연말 일평균 생산량이 7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등의 실적 호조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2분기 지분법이익은 전분기대비 240여억원 증가한 878억원을 기록했다.
SK루브리컨츠는 기유 판매단가 상승, 판매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전분기대비 19% 증가한 5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 수출은 석유제품 수출 증가, 석유개발사업의 호조 등에 따라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57%에서 62%로 상승했다. 수출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SK에너지는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과 경질유 중심의 고부가제품 수출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영 전략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라며 "하반기에도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 정보·전자소재 등 미래성장동력 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아울러 내년 1월1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분할을 순조롭게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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