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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가 옛날에 자주 다니던 병원에 가서 내 신분을 밝히고 응급실을 갔는데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라며 “솔직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하루 뒤인 23일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진행자가 김 전 위원장 ‘응급실 뺑뺑이’ 관련 질문을 하자 “저도 병원을 떠난 지 벌써 반년이 지나서 지금 병원의 실상을 명확하게 아는 건 아닌데, 김 전 위원장처럼 그런 질환은 진료가 힘들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생명에 직결되는 중증 환자들 위주로만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어제 김종인 선생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응급실에 얼굴에 열상이 생긴 환자가 오면 성형외과 선생님들이 봉합해준다. 그런데 성형외과는 지금 보시다시피 강남이든 서울 곳곳에 그렇게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년 의대 정원을 2000명씩 더 뽑아서 (전공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 10년 뒤부턴 저비용이어도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학병원에서도 성형외과가 미달인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대학병원에 (성형외과 의사가) 상주함에도 진료가 안 되는 거잖나. 성형외과를 선택하더라도 응급실 진료보다는 다른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 거다. 결국 의사들이 많이 뽑힌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중증이나 응급 질환들을 보는 의사가 되지 않으면 무슨 의미인가”라고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시작된 전공의 집단 사직이 장기화하면서 의료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 속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저비용 고효율’로 종합병원을 지탱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 제기를 해도 논의나 계획은 지금 많이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우리나라가 1977년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후 50년 동안 의료체제가 아주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의대증원 문제로 촉발될 대란이 의료체제에 적지 않은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이게 무너지면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또 “여야 모두 민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 민생에서 가장 시급한 건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나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의료 대란”이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당 쪽으로 중도는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는 분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