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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을 본 다른 이들 역시 댓글을 통해 “언제부턴가 아이를 동반하는 것 자체가 큰 죄라도 짓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7말 8초’로 불리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노 키즈’(No Kids) 존 논란이 곳곳에서 심심찮게 일고 있다. 노 키즈 존 매장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곳은 전국에 430여 곳(구글 ‘노 키즈 존 지도’ 기준)에 달한다. 매장 내 일부 구역이나 특정 시간대 입장을 막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노 키즈 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노 키즈 존은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 동반 여행객에게는 여행 전에 노 키즈 존을 확인하는 일이 필수가 됐을 정도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실태조사를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사업주는 왜 노 키즈 존을 운영하는지, 노 키즈 존에 대한 사업주와 부모, 고객의 인식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사실 여행 중 찾은 식당에서 소란을 피우는 어린이들이 반갑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일부 부모의 방관 행위를 일반화해 어린이 전체를 차별하는 행위를 옹호하거나 방관해서도 안 될 일이다. 장차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날 아이들에게 이러한 차별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심각하게 고민해 볼 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아동이나 아동 동반 손님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이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냉담하다. 지난 2021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노 키즈 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조금 흐르긴 했지만 노 키즈 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일부 호텔과 리조트에서 ‘예스 키즈’(Yes Kids) 존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어린이 동반 여행객 대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특별 객실 운영하거나 선물 제공 등의 이벤트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노 키즈 존의 확산으로 고민이 많은 국내 가족 여행객을 위해 아이들의 취향을 사로잡는 ‘예스 키즈’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전했다. 예스 키즈 정책을 도입한 모 여행사는 “올해 상반기 미성년자 동반 고객 비중이 10%를 넘었는데 팬데믹 이전의 4~5% 수준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특히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고 재 이용객 역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예스 키즈 존 등장이 오히려 노 키즈 존을 인정하고 당위성을 부여한다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예스 키즈 존이 등장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결코 외면해선 안된다. 어린이에 대한 관용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아동혐오가 짙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일부 여행업체가 꺼내 든 예스 키즈 정책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는 이유다. 지금이 노 키즈 존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대화와 노력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