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승권 기자]일본은 세계 3위 전통 제약 강국이다. 최근 5년 미국 FDA 승인 혁신 신약을 6개(한국 0개)나 개발했고 블록버스터 신약(매출 1조원)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실제 일본 다케다제약의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 ‘탁자이로’의 작년 매출은 1조원 이상이다. 반면 한국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은 아직 없다. 기술력 격차는 3년 정도 뒤로 우리가 따라가는 형국이다. 제약바이오 기업 규모로 봐도 차이가 크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의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 2839억원이지만 다케다의 매출은 37조 3756억원에 달한다. 매출 격차가 12배 이상이다.
다만 일본이 케미칼(화학 기반) 의약품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바이오 산업에선 승부가 결정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은 ‘바이오 전략 2019’를 통해 정부 지원에 나섰지만 아직 ‘바이오 대전환’은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일본은 바이오 산업을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 ‘지금 일본 바이오는’이란 섹션을 통해 일본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해 기획 연재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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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 한국과 일본의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 이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이야기도 오갔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연내 다케다제약이 일본 가나가와현에 조성한 바이오 클러스터 ‘쇼난아이파크인스티튜트’에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10위권 제약사인 다케다제약과 국내 바이오 기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학계, 정부, 업계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공동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R&D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일본이 바이오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바이오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한국이 일본에 크게 밀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다케다는 작년부터 국내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시도를 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성공할만한 기술을 라이선스-인(기술 수입)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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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테크놀로지에 관한 일본의 국가전략은 기본적으로 ‘2030년 세계 최첨단 바이오 이코노미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는 종합정책 패키지 차원에서 책정된 ‘바이오 전략 2019’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바이오 산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최근 미국의 바이오경제 행정명령에 대응할 수 있는 일본 바이오경제 대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게이단렌은 바이오 대전환을 위해 △바이오기술을 통한 가치 창출 - 생태계 조성 △바이오기술을 통한 국민의 생명 보호 - 경제적 안정 확보 △바이오기술로 세계 진출 - 글로벌 룰 제정 △바이오기술을 중요한 국가적 이슈로 만들기 - 컨트롤타워에 의한 정책 집중화 △바이오기술 전반 지원 - 국민 이해도 제고 등 5개 전략을 제안했다.
특히 바이오의약 분야 세부 추진 목표로는 △재생의료 제품 등에 관한 법률 및 규정의 국제 조화 △신약개발 벤처 지원사업의 민첩성 강화 △바이오의학 추진을 위한 보조기술 강화 및 산업활동 종합 지원 △재생의료제품의 가치와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가격산정법 도입 △전장 유전체 분석 등의 실행 계획 가속화 △임상시험 환경의 개선을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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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 한 연구원은 “일본은 의료 분야에 글로벌 강대국으로 최근 바이오의약 분야의 핵심인 세포치료제의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바이오벤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면서도 “국내에도 정부에서 적극나서서 이에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