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남극 빙하 녹이는 바닷물, 겨울엔 덜 뜨거워"…세계 최초 규명

임애신 기자I 2022.03.04 09:29:14

극지연, 남극빙하 녹이는 바닷물 계절변동성 첫 규명
저명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 3월호'' 게재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극지연구소가 남극 빙하를 녹이는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극지연구소는 김태완 박사 연구팀의 이 연구가 과학적 중요성과 창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3월호에 게재됐다고 4일 밝혔다.

닷슨 빙붕(사진=극지연구소)
2014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닷슨 빙붕 앞바다에 접근해 장기관측 시스템을 설치하고 2년간 바다의 변화를 기록한 결과, 겨울철 닷슨 빙붕을 지나 빙하 하부로 유입되는 따뜻한 바닷물의 열량은 여름철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관측지점에서 확인한 빙하 녹은 물의 양은 가을철에 가장 많았다. 빙하 하부로 유입되는 바닷물은 일반적으로 2~3개월간 빙붕 아래에 머물며 빙하를 녹이다가 섞여서 빙붕 앞바다로 배출되는데 이 시간 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닷슨 빙붕은 지구온난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알려진 서남극 아문관측지점에서 확인한 빙하 녹은 물의 양은 가을철에 가장 많았다. 빙하 하부로 유입되는 바닷물은 일반적으로 2~3개월간 빙붕 아래에 머물며 빙하를 녹이다가 섞여서 빙붕 앞바다로 배출되는데 이 시간 차 때문으로 풀이된다.젠 해에 위치한 빙붕이다. 이 지역에서는 해수의 어는점보다 2도 이상 따뜻한 바닷물이 빙붕의 동쪽으로 유입돼 빙하 하부를 녹인다. 빙하의 녹은 물과 섞여 온도·염도가 내려가면 다시 빙붕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반복되고 있다.

따뜻한 바닷물이 남극 빙붕 아래로 흘러 들어가 빙하를 녹이는 현상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빙붕은 남극대륙 주변 바다에 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 덩어리로,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여름철 관측 자료만으로 산출했던 기존 학계 보고 자료와 큰 차이가 있다”며 “바닷물의 유입에 의해 녹는 남극 빙하의 양도 기존 계산 값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빙붕을 지나 빙하 하부로 들어오는 따뜻한 물의 에너지와 열량을 알면 빙하 녹는 양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여름을 제외하고는 두꺼운 바다얼음(해빙)으로 가로막혀 다른 계절의 관측은 제한됐다.

김태완 책임연구원은 “남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지구온난화 대응에 과학이 기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라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빙하 사라지는 속도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