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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데일리가 8월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대학원 석사와 박사 졸업자(조사연도 최근 2년간 졸업연도 기준) 중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는 5749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4978명)보다 15.9% 증가했다.
석·박사 졸업자 중 비경활은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컸던 지난해 8월 1만 7617명으로 급증했다가 올 들어 고용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1년새 67.5%나 감소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비경활 중 가사·육아 등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3478명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14.9% 증가했다. 2019년 8월대비로는 263.4%나 급증한 수준이다.
석·박사 졸업자 중 취업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지난달 3769명으로 전년동월(2124명)대비 77.4% 늘었다. 채용시장이 사실상 닫혔던 지난해 8월보다 취업에 나선 졸업자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취업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체 졸업자 중에서 실업자·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월 8.8%에서 지난해 7월 7.4%로 소폭 낮아졌다가 지난달 10.9%로 높아졌다. 최근 2년간 대학원을 졸업한 석·박사 10명 중 한명 이상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달 취업 준비 상태인 대학원 졸업생들은 직장을 구하지 않는 이유로 50.2%가 `이전에 찾아 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49.8%는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취업난에 대학원을 준비한 대학생들도 늘어나 석·박사 고용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트 분석에 따르면 작년도 대학교 졸업생은 21만5000여명으로 전년대비 8.0% 감소했지만 ‘진학 준비’는 3862명으로 같은 기간 46.9%나 늘었다.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으로 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고학력자들이 대거 채용 시장에 나올 경우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도 청년 고용 활성화와 산업구조 변화 등 정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등 청년층 체감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고용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공정한 노동전환 지원방안’ 이행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