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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여름철 과도한 에어컨 사용이 뼈 냉방병을 불러온다

이순용 기자I 2021.08.04 09:32:55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백화점에서 일하는 최모씨(여·49)는 최근 무릎에 시린 통증이 생겼다. 하루 종일 더위를 느낄 새가 없이 내내 에어컨과 선풍기 앞에서 지내는 최 씨는 무더운 날씨에도 무릎이 시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는 박모씨(여·67)는 여름철이면 시큰거리는 무릎 통증이 더욱 심해져 괴로운 날을 보내고 있다. 날씨는 더운데 무릎이 시려 담요나 타월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로 다리를 덮고 있어야 했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가정집은 물론 마트, 사무실, 지하철, 버스 등 어느 곳이나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있어 무더운 바깥 공기와는 달리 실내에서는 오히려 추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온도가 높은 실외에 있다 추운 실내에 들어와 오랜 시간 머물면 우리 몸은 급격한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 속으로 파고다는 냉기로 인해 어깨나 허리, 무릎 관절에 통증이 생기거나 통증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뼈 냉방병은 신체 기능이 여름 기온에 맞게 적응돼 있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차가운 환경이 지속됐을 때 발생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실내에 오래있다 보면 건조한 냉기가 뼈 속 깊이 파고들어 말초혈관이 급속히 수축되면서 혈액순환 이상이 발생하고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경직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관절 주변 근육이 위축되고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또 열대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때도 통증억제호르몬 분비가 떨어져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의 우려가 있는 폐경기 여성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이 약해진 노년층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여름철 냉방 관절통증 예방을 위해서는 체온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마트나 사무실 등 에어컨과 냉방기기 사용이 많은 곳에서는 체온 유지를 위해 가벼운 가디건이나 담요 등을 걸치는 것이 좋고, 냉방기기의 사용은 한 시간에 5분씩이라도 작동을 멈추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실내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고, 냉방기기의 찬바람이 몸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씨와 같이 평소 관절통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 부위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퇴근이나 귀가 후에는 허리나 무릎 등 통증이 주로 나타나는 부위에 온찜질을 통해 관절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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