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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작년 실적부진…워런 버핏 "후계자 정했다"(종합)

이정훈 기자I 2015.02.28 23:14:28

4분기 주당 영업익 2297달러..전망 큰폭 하회
작년 장부가치 증가, 3년래 최저..보험-철도 부진
버핏 "후계자 정했다..내가 물러나면 곧바로 승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CEO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또 기업가치도 3년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을 보였다. 다만 버핏은 “2014년은 양호했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고, 자신을 이을 후계자를 이미 선정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7일(현지시간) 회사 웹사이트에 게재한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 4분기(작년 10~12월) 순이익이 41억6000만달러, 클래스A 주식 1주당 2529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49억9000만달러, 주당 3035달러에 비해 17%나 감소한 것이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억6000만달러, 주당 2412달러를 기록해 37억8000만달러, 주당 2297달러였던 1년전 같은 기간 수치를 5% 웃돌긴 했지만, 2702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는 크게 밑돌았다. 같은 기간 4분기중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 증가한 482억6000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버크셔해서웨이는 2014년 연간으로 순이익이 전년대비 2% 증가한 198억7000만달러였고 영업이익은 9% 늘어난 165억5000만달러였다고 밝혔다. 주당 영업이익은 1만7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인수합병(M&A)이 늘어난데다 기존 보험사 인수실적과 철도회사 BNSF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의 원인이었다.

버핏 회장 역시 연례 서한에서 2014년을 “양호한 한 해”라고 평가했지만, 철도회사인 BNSF 실적은 실망스러웠다고 언급했다. 버핏은 “지난해 BNSF는 많은 고객들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가치는 183억달러 늘어났다. 보험업을 제외한 5개의 최대 투자 자회사들의 세전 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의 주당 장부가치는 전년대비 8.3% 늘어난 14만6186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1년 이후 3년만에 가장 저조한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이 기간중 버크셔해서웨이 주당 시장가치는 27% 증가했다.

투자 성적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긴 했지만 버크셔해서웨이는 대부분 이익을 영업 자회사들로부터 얻고 있다. 철도부터 보험과 소매업종, 식료품업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만큼 지난 3분기 5%에 이어 4분기 2.2%를 기록한 미국 경제 성장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해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국내에서 다섯번째로 큰 자동차 딜러망을 갖춘 밴튤그룹을 인수했고 또한 배터리업체인 듀라셀도 사들였다. 아울러 최근에는 캐나다 앨버타주의 전기배송업체를 인수했고, 독일 오토바이 의류 및 액세서리업체인 데틀레프 루이스 모토라트페어트리프스도 인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보유 현금은 632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여전히 투자여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버핏 회장은 회사 인수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주주 서한에서 “나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는 CEO로서 나의 뒤를 이을 적임자를 이미 선정했다”며 “그는 내가 죽거나 내가 CEO에서 물러나게 되며 바로 그 다음날부터 CEO를 맡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차기 CEO는 현재 버크셔에서 일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고만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까지 향후 CEO를 맡게 될 두 명의 후보를 선정했다고 말했지만 그들의 신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었다.

시장 안팎에서는 버핏 회장의 후계자로 지난 2011년 임명된 주식투자 포트폴리오 투자책임자인 테드 웨슐러와 펀드 매니저 토드 콤스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이밖에 버크셔해서웨이 보험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아지트 제인도 한동안 물망에 올랐지만, 63세라는 나이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버핏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매트 로즈 BNSF 회장도 지난해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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