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특별 칼럼을 통해 일본 정부와 정치권이 사실상 ‘스텔스 증세’를 지속해왔다고 분석했다.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스텔스 세금’처럼 유권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율 인상 대신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사회보험료에 증세 부담을 떠넘겨왔다는 의미다.
일본은 1989년 소비세를 도입한 이후 세율을 올릴 때마다 정치적 후폭풍을 경험했다. 1997년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올린 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했고 소비세가 정치권의 ‘금기’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2012년 민주·자민·공명 3당이 사회보장과 세제의 일체 개혁에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직후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제도 개혁의 동력도 약해졌다.
반면 고령화가 급진전하면서 사회보장 급여는 계속 불어났다. 그 결과 현재 젊은 세대에서는 “내는 보험료에 비해 돌려받는 것이 적다”는 불만이 커졌다. 최근 ‘손에 쥐는 돈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건 정당들이 약진한 배경에도 이 같은 부담 구조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카모토 에이지 니혼게이자이신문 특별편집위원은 “다카이치 정권이 내건 적극재정 역시 재원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2027년도 일반회계 예산 요구액은 사상 최대인 143조엔(약 1235조원)에 달했다. 정부는 성장투자를 확대해 2040년까지 관민 합계 370조엔 규모의 투자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을 과감하게 늘리려면 안정적인 세입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물가 상승에 따른 세수 증가나 특별회계 잉여금 등 일시적인 재원을 장기 재정의 기반으로 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카모토 위원은 “특히 일본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재정 확대는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금리 상승이 다시 재정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적극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얼마나 쓸 것인가’뿐 아니라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사회보장 개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최근 출범한 초당파 사회보장국민회의에서는 물가 대책으로 감세보다 현금급여가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식료품 소비세율을 내년 4월부터 2년간 8%에서 1%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가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사회보장 재원을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감세와 지출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보험료에 집중된 부담을 재조정하고, 각종 세제상 특혜와 규제를 정비하는 동시에 필요한 분야에는 국민에게 직접 부담을 설명하고 세원을 확보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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