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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기업 대출 규제 '속도'…정책금융부터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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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5.09.07 17:38:21

[금융포커스]정부, 금융제재 방안 구체화
대출 금리·만기 연장 등 불이익
거래소는 중대재해 공시 의무화
예방 잘한 기업엔 인센티브 제공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중대재해 근절 대책의 하나로 금융제재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기업 대출 제한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의 공시 의무화를 신속히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여신 심사 강화 논의도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가장 먼저 정책금융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앞서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에도 불이익을 주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가 정책금융에 도입하려는 패널티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제공하는 정책자금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 심사 시 중대재해 이력을 반영하고 시장안정 프로그램 참여 순위에서도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시중은행은 법적 강제력은 부족해 금융위가 감독규정이나 은행연합회 모범규준을 개정해 자율 반영을 유도할 방침이다.

중대재해 전용 위험등급 분리, 대출 한도·금리 차등화, 만기연장 제한 등 조치 등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사실상 중대재해 발생 기업은 자금조달이 급격히 어려워지고 반대로 안전투자에 나선 기업은 금리 인하와 대출 확대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형사처벌보다 금융제재가 기업에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압박 효과가 있다”며 “금융권 심사체계 전반에 중대재해 리스크를 반영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상장사의 중대재해 발생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형사판결에 대해 의무 공시 규정 개정에 나선 것도 속도감을 더하고 있다. 거래소는 이달 10일까지 의견수렴을 마치고 금융당국 협의를 거쳐 시행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중대재해 발생 즉시 현황과 대응 조치를 공시하도록 하고 형사재판 판결이 있을 때마다 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출 제재와 공시 강화가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무상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대재해를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평가하면 건설·조선 등 고위험 업종은 대출 자체가 막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자칫 중소기업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재판에서 중대재해 여부가 뒤집힐 때도 있는데 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출을 제한하면 법적 책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며 정보 공유 체계와 법적 안전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우려를 고려해 예외 규정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시설 개선 목적의 대출은 저리 정책자금으로 지원하고 안전보건공단의 인증을 받은 기업에는 금리 우대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잘하는 기업에는 대출 확대, 금리 인하 등 인센티브를 주고 중대재해 기업에는 금융 불이익을 주는 투명한 룰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안전 투자로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대재해 금융제재 방안 가운데서는 국회와의 협력도 필요하다. 기업의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즉시 공시하도록 하는 규정 신설, ESG 평가·스튜어드십 코드에 중대재해 항목을 의무 반영하는 조치, 신용정보원을 통한 재해 이력 공유체계 구축 등은 현행법상 근거가 부족해 자본시장법·신용정보법 등 국회 입법 보완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중대재해 근절 취지에는 여야가 다르지 않다”며 “금융권 제재가 현장 실효성을 갖출 수 있도록 입법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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