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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넉 달 만에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기 위해 녹색병원을 찾은 바 있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신년인사차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 했으나 피습을 당하는 바람에 일정이 연기됐다.
이날 오후 12시께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반갑게 맞이하고서는 곧장 이 전 대표 목의 상처를 살폈다. 이 대표는 웃으며 “(자상이) 수술 자국하고 (합쳐져) 십자가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이 옷깃이 없었으면 큰일 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최고위원들과의 오찬 전 먼저 30분간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총선 승리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는 논의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2시 40분 즈음부터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서은숙 최고위원과 이개호 정책위의장, 경남 양산시을이 지역구인 김두관 의원 등과 함께 오찬을 했다. 식사 전후로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총선 파이팅!” 등을 외치며 웃는 소리가 사저 밖까지 들릴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문 전 대통령은 지도부에게 바닥에 ‘언덕 파’(坡)자가 적인 컵을 선물하기도 했다.
예상 종료 시간을 30분이나 넘겨 오후 2시까지 이어진 오찬을 마친 후 문 전 대통령은 문 밖에서 이 대표와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통합’과 ‘단합’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문계’ 인사들의 출마를 둘러싸고 친명계에서 노골적인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계파 갈등이 심화하는 것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찬 후 취재진을 만나 “문 전 대통령은 정부·여당이 민생을 방치하고 통합을 도외시하는 현 정국을 안타까워했고,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먼저 친명 대 친문의 갈등을 언급하며 ‘명문정당’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 “우리가 하나된 힘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총선 즈음 되어 친명, 친문 나누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우리는 하나고 단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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