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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도 마약대응협의체 출범…정작 중국은 빠져

김겨레 기자I 2023.07.07 11:08:36

84개국 참여 마약 대응 협의체, 7일 첫 화상회의
"中, 美와 펜타닐 대화 안 해…더 많은 역할 해야"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펜타닐 등 합성마약 대응을 위해 84개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다국적 협의체를 출범했다. 하지만 미국이 펜타닐 원료 공급책으로 지목한 중국은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 결국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사진=AFP)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드 로빈슨 미 국무부 국제마약법집행 담당 차관보는 마약 대응 협의체에 중국을 초청했지만, 중국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빈슨 차관보는 “중국은 불법 합성마약 공급망을 차단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화상으로 첫 회의를 시작하는 마약 대응 협의체는 불법 합성 마약의 제조와 유통을 막고, 새로운 마약 동향을 식별하며, 마약 피해를 줄이는 게 목적이다. 로빈슨 차관보는 “중국이 미국과 대화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대화하고 있다”며 “마약은 세계적인 대응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며, 다른 국가들이 중국과 협력하면 결국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 무대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게 목적인지에 대해선 “이것은 누구를 탓하거나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인 불법 펜타닐 중독은 미·중 관계의 또다른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펜타닐 원료 물질을 중국 화학 기업이 생산한 뒤 멕시코에서 처리 과정을 거쳐 미국에 흘러들어 온다고 보고, 지난달 펜타닐 원료를 불법 유통한 중국 기업 4곳과 개인 8명을 기소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부터 불법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해 공조했으나 최근 미·중 갈등으로 관련 협력이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까지 미국 정부는 주미중국대사관과 펜타닐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같은 해 8월 대만 문제를 두고 양국관계가 악화한 뒤 중국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18∼19일 중국 베이징 방문 때도 중국 관료들에게 펜타닐 문제를 제기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마약 대응을 위해 공동 노력을 모색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협의체 참여는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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