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파워로직스·루멘스 등 자동차부품 갈아타는 전자부품

강경래 기자I 2021.01.31 14:50:40

파워로직스, 현대·기아차에 올 상반기 카메라모듈 첫 납품
제주반도체, 국내 유수 자동차전장업체에 메모리 첫 공급
루멘스, TV·모니터 이어 자동차 헤드램프 등에 LED 적용
"LG도 모바일 버리고 전장 강화, 차부품 진입 늘어날 것"

루멘스 자동자 전장용 LED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파워로직스(047310)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올 상반기 중 카메라모듈을 처음 납품하면서 자동차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005930) 모바일사업부 협력사인 이 회사는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 등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해왔다. 파워로직스는 이어 모바일에 국한된 카메라모듈 적용범위를 자동차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고 수년 전부터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품질보증(SQ) 인증을 받은 뒤 이번에 납품까지 확정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가전과 스마트폰 등 전자부품에 주력해온 업체들이 최근 자동차부품 분야에 새롭게 진입하거나 관련 비중을 강화하고 나섰다. 자동차는 최근 자율주행차와 함께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자동차 트렌드와 함께 거대한 인포테인먼트 장치로 진화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LED(발광다이오드) 등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치(전장)와 부품 역시 늘어나면서, 전자부품 업체들이 자동차부품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추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반도체(080220)는 최근 국내 유수 자동차 전장업체에 메모리반도체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통신장비와 가전, 보안 등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부품에 주력했다. 이어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5개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AEC-Q100’(자동차용 부품 신뢰성 평가규격)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중 3%가량을 자동차 부문에서 거둬들였다.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는 “조만간 메모리반도체 2종이 추가로 AEC-Q 인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올해 실적 중 자동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루멘스(038060) 역시 전자부품에 이어 자동차부품 비중을 강화하는 사례다. 루멘스는 그동안 TV와 모니터 등 가전에 광원으로 쓰이는 LED에 주력했다. 하지만 관련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국내외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최근 수년간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다행히 루멘스가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자동차용 LED 매출액이 2017년 217억원을 시작으로 이듬해 675억원, 2019년 1217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늘면서 실적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도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3분기 누적 907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루멘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자동차용 LED 납품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뿐 아니라 자동차소재 부문에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솔루에타(154040)는 자동차 헤드램프에 쓰이는 연성회로기판 방열소재를 북미 완성차 업체에 최근 공급했다. 전자기기에 쓰이는 전자파 차단소재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솔루에타는 이번 북미 수출을 통해 자동차 소재 분야로 영역을 처음 확장했다. 솔루에타 관계자는 “또 다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납품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자동차 소재사업이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전자부품에 주력해온 업체들이 자동차부품 분야에 진출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속도와 연료 잔량, 길 안내 정보 등을 자동차 앞면 유리에 보여주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사이드미러를 없애는 대신 카메라를 장착하는 ‘미러리스’ 등 자동차에 다양한 전자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라며 “자율주행차 등 미래자동차가 일반화될 경우 자동차에 더 많은 전장과 부품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그동안 가전과 스마트폰 등에 주력해온 전자부품 업체들이 자동차부품 분야에 뛰어드는 사례가 향후에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