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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전설 "주식·채권 버블 함께 꺼질수도"

이정훈 기자I 2014.09.23 10:31:37

로버트슨 타이거펀드 창업주 "버블위험 도사려"
"채권 버블붕괴 좋지 않은 양상일듯" 경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1980년대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던 타이거펀드(Tiger Fund) 창업주로 유명한 헤지펀드계의 전설 줄리안 로버트슨이 현재 금융시장이 두 가지 버블(거품) 붕괴에 직면해 있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줄리안 로버트슨 타이거펀드 창업주
로버트슨 창업주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마켓츠가 주최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서밋’에 참석, 이같이 경고한 뒤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그 수면 아래에서는 이런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첫번째 버블의 위험은 채권시장에 있다”며 “현재 채권값은 터무니없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어 예금자나 소규모 기관 등은 주식 외에 달리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심각해 보이는데, 누구도 이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버트슨 창업주는 “각국 정부들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채권을 사담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이로 인해 언제 채권시장에서 버블이 붕괴될 진 알 수 없지만, 만약 붕괴된다면 그 양상은 아주 좋지 않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윌리엄 콘웨이 칼라일그룹 공동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로버트슨의 버블 우려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그 위험이 당장 눈앞에 닥친 것 같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블 붕괴를 야기할 뚜렷한 촉매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버트슨 창업주는 또 하나의 버블 위험으로 주식시장을 꼽았다. 그는 “증시 버블이 터질 위험이 있다”며 “알리바바그룹이 뉴욕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등 훌륭한 기업들이 많지만, 우리는 이제 조심해야할 시점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헤지펀드 산업도 예전만 못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지난 80년대 등에 비해 오늘날 헤지펀드 산업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헤지펀드들이 수없이 늘어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슨은 “과거 헤지펀드가 시장에서 수익을 훔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거의 속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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