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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성에 신물난 당신, 빈손으로 즐기세요

김용운 기자I 2012.11.21 11:32:41

4회째 맞는 오프앤프리 국제영화예술제
비상업적 문법 다양한 장르 선봬
22일부터 아르코미술관, 허리우드 실버극장 등서 무료로

폐막작 ‘라이프 인 어 데이’의 영상들. 지난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하고 케빈 맥도널드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197개국 8만여명이 유튜브에 직접 올린 영상을 추려 영화로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미술, 음악, 공연, 영화가 한데 어우러진 예술의 한마당이 펼쳐진다. 예술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장르 간의 융합을 추구하는 확장 예술제이다. 지금처럼 세분화, 전문화 된 예술 전 단계다. 20세기 초 탄생한 무성영화와 연극의 만남인 키노 드라마가 펼쳐진다. 이를 설명하는 변사 신출이 나와 무성영화 를 선보인다.

제4회 오프앤프리 국제영화예술제가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과 예술가의 집, 낙원동의 허리우드 실버극장과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개최된다.

오프앤프리(OFF AND FREE)란 ‘지배적인 예술로부터의 탈피’ ‘상업영화로부터 이탈’과 더불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무료관람’ 등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상업영화의 홍수 속에서 자유로운 창작을 도모하고 다양한 장르융합을 시도하고자 2009년 처음 열었다.

올해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퍼포먼스로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22일 허리우드 실버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무성영화 시대의 스타였던 변사 신출 선생이 ‘검사와 여선생’을 선보인다. 1958년 제작된 이 영화는 변사들의 활약으로 무성영화의 마지막 전성기를 수놓았던 작품이다. 상영 이후 극장 앞마당에선 개막 축하연을 겸한 잔치가 벌어질 예정이다.

23일부터 28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는 프랑스의 안무가이자 영상예술가인 제롬 벨의 작품을 상영한다. 벨은 최근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특별전을 열 만큼 유럽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다. 또한 한국의 ‘코언형제’라고 불리는 김곡·김선 형제 감독이 영화의 사운드와 이미지를 분리해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에서 외설 판정을 받은 소설 ‘살롬 소돔의 120일’을 쓴 작가이자 영화감독 피에르 파울로 파졸리니의 삶을 담은 알프레도 자르의 다큐멘터리 ‘파졸리니의 유골’은 23일부터 25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국내 최초로 상영된다. 폐막작은 2011년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됐던 케빈 맥도널드 감독의 ‘라이프 인 어 데이’로 23일부터 25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자국 내 소수민족의 이야기를 담은 중국 작가들의 영상, 최근 한국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던 UCC 10여편을 선정해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에서 독창적인 감각을 선보이는 이른바 프로추어들의 작품세계도 조망할 예정이다.

정재형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기존 상업영화와 예술문법에서 벗어나 비주류 영역에 놓인 소수의 예술에 주목했다”며 “단순히 영화나 다른 현대예술의 장르로 묶이기보다 이른바 ‘오프’의 정신으로 한 데 모아지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모든 관람 무료. 02-3217-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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