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4일 10시 0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유정 정선영 기자]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유럽을 둘러싼 우려가 진정되지 않고 있지만, 원화환율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미국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하향이 가능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형 이슈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 신용관련 악재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이 연말까지 1150~1160원대 박스권을 벗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말을 맞아 국제 외환시장 거래가 한산한 만큼 당분간 의미있는 유로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긴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데다 올해를 일주일 밖에 남겨두지 않고 있어 국제 외환시장 거래량은 평소대비 매우 한산하다. 평상시의 약 4분의 1 수준 정도로 집계된다. 이같이 거래가 적은 상황에서 유로화 움직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간밤 뉴욕 외환시장에서의 유로화 움직임도 크지 않았다. 신용등급 하향 여파로 잠시 빠지는 듯 하던 유로화는 스위스프랑 등에 대해 낙폭이 큰데 대한 기술적 반등이 작용하며 반등, 23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1.31달러대를 회복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유로화가 잠시 출렁했다가 회복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거의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달러-원도 연말 분위기 속에서 유럽 이슈로 인해 재차 포지션을 잡을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도 "뉴스에 대한 반응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는 갑자기 큰 뉴스가 터지면 상대적으로 더욱 거세게 휘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 하향 등 유럽에 대한 부정적 소식은 반복적인 뉴스인 만큼 변동성의 한 요소로 인식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달러-원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대외 변수가 유로화와 상품달러인 호주달러라는 점에서 볼때 새해에는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추운 날씨로 인한 수요 증가 등이 더해지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에 다가서며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로 인한 호주달러 역시 오름세를 나타내고있다. 반면 유로화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 원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두 대외변수의 방향성이 충돌하는 셈이다.
내년 1월7일에 발표될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도 달러-원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재료다. 주간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어 이대로라면 12월 고용보고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달러화 상승에 무게를 더하는 만큼 달러-원도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정 팀장은 "달러-원이 1150~1160원대 박스권에서 연말을 보내고 새해에는 의미있는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 지표와 유로화 및 호주달러 움직임 등이 변수"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