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배영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안근모 기자I 2002.09.06 11:44:41
[edaily 안근모기자] "현재 보유중인 국내 최대의 기업정보 데이타베이스를 토대로 신용정보사업을 집중 육성, 신용보증기금이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과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배영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6일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신보가 지금은 정부와 금융기관의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신용정보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배 이사장은 이를 위해 D&B나, EXPERION, 무디스, S&P 같은 해외 유수의 신용정보기관과 업무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보는 현재 지난 26년간 축적한 50만 여건의 기업조사정보를 비롯, 총 1억 여건의 각종 신용정보 데이타베이스를 가공·분석해 공공기관, 금융기관,기업체 등에 24시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크레탑(CRETOP)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 이사장은 "신보가 보유중인 기업정보는 여타 국내 신용정보·평가기관의 데이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정밀하다"면서 "금융정보, 기업정보 등에 관한 신용정보 수요는 앞으로 무한히 확대될 것이며, 신보의 신용정보사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MF 경제 위기 과정에서 우리는 무디스나 S&P의 신용등급 조정에 따라 국가경제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봐왔다"면서 "머지않아 우리 신보도 그런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0년 공직생활을 접고 신용보증기금의 새 사령탑을 맡으셨는데, 우선 소감부터 말씀해 주시죠. ▲제가 이사장을 맡은 신용보증기금이 우리나라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서 매년 50조원이 넘는 신용보증을 공급하고 있고, 1억건이 넘는 개인 및 기업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우리나라 신용사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직을 마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생각을 할 때는 설레임이 앞서기도 합니다마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신보의 새 사령탑으로서 경영방침은 어떤 것인지요. ▲먼저 기업을 고객으로 섬길 줄 아는 고객친화적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과거에 우리 신보는 공기업으로서 시혜자이고, 기업은 수혜자라는 낡은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직원들이 관료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없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모든 서비스를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단한 경영혁신을 통해서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 노력도 하겠습니다. 특히 조직혁신과 인사혁신을 과감하게 추진해서 직원들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달에 일차적으로 직급과 서열을 파괴하는 능력위주의 인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불필요한 본부부서는 줄이고, 필요한 영업점과 사무소를 새로이 확충하는 정비작업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조직·업무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경영혁신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신보는 신용보증과 함께 신용정보 업무도 수행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앞으로 두 업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겠습니까. ▲신용보증 업무는 정보기술(IT) 및 디지털화에 신속하게 접목시킬 계획입니다. 더 쉽고, 더 빠르게 보증이 지원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신용정보 업무는 개인정보, 기업정보, 해외정보 등을 총망라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으로 D&B나, 무디스, S&P 같은 외 유수의 신용정보기관과 업무제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세계적인 신용정보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IMF경제 위기 과정에서 우리는 무디스나 S&P의 신용등급 조정에 따라 한나라의 국가경제가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을 봐 왔습니다. 머지않아 우리 신보도 그러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해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과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신보가 갖고 있는 신용정보의 수준은 어느정도인가요. ▲현재 신보는 크레탑(CRETOP)이라는 신용정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6년간 신용보증 업무 수행과정에서 수집된 50만 여건의 기업조사정보를 비롯한 1억 여건의 각종 신용정보를 데이타베이스로 구축하고, 이를 가공·분석해서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기업체 등에 24시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보가 구축한 기업정보 데이타베이스는 국내 최대규모입니다. 해외 유수의 신용정보기관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해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6월말 현재 금융기관과 기업체에 총 3800 라인의 크레탑이 공급돼 금융기관의 신용대출 확대와 기업간 신용거래 활성화를 촉진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 기업정보 등에 관한 신용정보 수요는 앞으로 무한히 확대될 것이며, 우리 신보의 신용정보사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용정보업과 관련해서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신보는 현재 정부와 은행의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언제까지나 손을 벌릴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신용정보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이미 작년에 51억원 올해에는 61억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장기적으로 신용정보부문의 수익을 토대로 신보가 완전히 재정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보증운용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계십니까. ▲신보의 보증규모(잔액기준)는 6월말 현재 총 50조 2천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일반보증이 25조3천억원,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유동화회사(SPC)보증이 7조7천억원, 주택신용보증이 17조원 등입니다. 올해에는 경기의 회복과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따라서 보증실적이 전 분야에 걸쳐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의 보증은 보증계수를 위주로 한 양적확대 보다는 IT산업, 지식기반산업, 수출유망산업, 무역금융, 시설자금 같은 부문에 중점 지원함으로써 보증재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고, 전체적으로는 경제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수출 또는 지식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을 중점 지원하겠다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수출 중소기업과 지식기반산업에 대해서는 보증한도를 대폭 확대하고, 경영실적을 평가할 때도 우대해서 우선적으로 보증이 지원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7월말 현재 수출기업에 대한 보증은 4조1천억원, 지식기반산업에 대한 보증은 4조200억원으로 총보증의 3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협조해서 금융·보증 및 수출마케팅 활동까지 원스톱으로 지원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식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 창업자는 더욱 쉽게 보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창업보증제도`를 신설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신보가 CBO(회사채담보부 증권)와 CLO(대출채권담보부 증권)에 보증을 지원해 줘서 자금시장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만, 혹시 이 때문에 부실이 많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요. ▲신보는 이 제도 도입초기부터 철저하게 지켜온 두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지원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끼쳐서도 않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CBO, CLO 보증제도를 운용하기 위한 기금을 별도로 조성, 관리해왔습니다. 둘째, 회사채시장이 정상화되면 자체신용으로 차환 발행할 수 있는 기업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원칙에따라 올해부터는 신규보증을 중단하고 차환 발행시에는 상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만기도래한 CBO보증의 90% 이상이 상환되고 있습니다. 2000년 7월 이 보증제도를 도입한 이래 지난 7월말까지 총 1588개 업체에 7조7396억원의 보증을 지원해 15조1283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습니다. 지금까지 보증의 일부가 부실화돼서 1849억원의 대위변제가 발생될 것으로 보이고, 조금 더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그 금액은 별도로 조성된 기본재산을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위변제가 일어난 부분도 법정관리, 화의절차 등을 통해 현재 정상적으로 기업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향후 대위변제 금액의 상당 부분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구상채권 회수실적이 3조원을 돌파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구상채권 회수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신보의 구상채권은 물적담보가 없는 순수한 신용채권이라 회수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 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회수노력을 강화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2185억원을 회수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3억원이 늘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신용보증기금 돈은 꼭 갚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부터 11월말까지 넉달을 `구상권 특별회수활동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이 기간중에 채무를 신규로 상환하거나 분할상환약정을 체결하는 채무자에게는 상환금액을 대폭 감면해 주는 특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채무자들은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고, 우리 신보의 구상채권 회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두에 인사혁신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난 하반기 인사가 매우 파격적이어서 화제가 이미 됐습니다. ▲흔히 인사는 만사라고 합니다.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모든 일이 잘 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자가 따로 있고 그 열매를 따먹는 자가 따로 있다면 그 조직은 활력을 잃게될 것입니다. 연공서열에 의존해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굳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지금은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앞으로도 직급, 서열, 출신지역, 학벌, 연령, 성별 등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실력과 능력위주입니다. 인사를 이런 원칙으로 하다 보니까 청탁이 사라졌습니다. 신보의 조직이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사장께서 취임하신 뒤로 `고객만족`을 유난히 강조하신다 들었습니다. ▲저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지론으로 삼고 있습니다. 신보도 고객과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자고 늘 강조합니다. 그동안 보증공급자로서 우월적이고 시혜적인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보증을 받는데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를 일일이 골라내 과감히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로 보증료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라든가, 예약상담제를 운영한다든가, 사이버 보증, 전자보증서 발급 등 이런 것들이 모두 고객만족을 위해 도입하고 있는 제도들입니다. 각 사무소의 레이아웃을 은행처럼 고객중심으로 편안하게 바꾸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시행하겠습니다. 이제는 요건만 되면 사전에 청탁을 하지 않아도 친절하게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신보는 어떤 지원책을 갖고 있습니까. ▲현재 지역본부와 영업점을 총동원해서 현장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저희와 거래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현재 재해가 극심한 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특례보증을 대폭 확대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종래에는 운전,시설자금 합해서 2억원이 한도였는데, 지금은 운전자금은 5억원, 시설자금은 100억원까지 지원 가능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보증료도 90% 감면해서 거의 무상에 가까운 0.1%로 낮췄습니다. 상담이나 서류제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저희가 직접 방문해서 상담하고도 있습니다. 등기부등본 같은 필수 서류도 저희 직원이 직접 발급을 받아 심사하고 있습니다. [배영식 이사장 약력] 1949년 경북 성주 1968년 경북고등학교졸 1974년 성균관대 법학과졸 1987년 美 오리건대학교 대학원(경제학 석사) 1992년 美 조지워싱턴대학교 엘리오트스쿨 석사과정 수료 1973년 제13회 행정고시 합격 1973∼78년 전매청 1978∼94년 경제기획원 조사1과장, 대외경제심의관, 공보관 1994∼98년 재정경제원 공보관, 駐英 재경관 1998∼02년 재정경제부 감사관, 경제협력국장, 기획관리실장(1급) 2002년 6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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