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보고서 낸 SK하이닉스 "공급망 병목현상..메모리반도체는 무관"

김상윤 기자I 2021.11.10 10:19:07

8일 상무부에 비교적 상세한 자료 제출
고객사 이익 보호 위해 산업별 데이터 제공
"공급이슈로 문제 일으킨 적 없어"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SK하이닉스는 자사가 생산하는 메모리반도체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칩 부족과 무관하다며 초과 공급을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 요구에 따라 반도체 관련 정보는 제출은 하겠지만, 메모리반도체 생산량 확대 등 미국의 부당한 추가 요구를 사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SK하이닉스는 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제출한 반도체 관련 설문조사 자료에서 “SK하이닉스는 단 한 번도 수급문제로 고객사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며 “초과 생산능력을 장려 또는 강요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총 2개의 공개 문서와 2개의 비공개 문서를 제출했다. 10페이지로 작성된 공개 설명문서에서 SK하이닉스는 거래고객 정보를 제외하고 비교적 상세하게 미국의 요구사항에 대해 기술했다.

SK하이닉스는 미 상무부와 협의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복원을 위한 투명한 데이터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고객 이름 및 데이터 대신 산업별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충분히 유연성을 발휘해 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제품 부족과 관련해선 “메모리 제품은 단기적 수요 공급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면서 “메모리 수급 비율은 지난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메모리반도체는 하나의 파운드리에 의존하거나, 수주잔량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특정칩을 신속하게 제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대체로 미 상무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하게 임하면서도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대해서는 시장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메모리시장이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당국이 개입해서 시장을 왜곡하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어 메모리 기술 발전 등에 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잠재적 시장실패 상황에 대해 정책당국이 창의적인 방법을 찾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공급탄력성이 구조적으로 내재해 있어 이런 상황에서 초과 생산능력을 장려 또는 강요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력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기술 발전, 인력개발 등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우리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장비 및 공장 건설 투자를 통해 충분한 생산 능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고객 요구에 지속해서 대응하고 공급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 이슈를 예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는 한편, 중요한 정보기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미국에서 상당한 경제적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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