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상반기까지 중국 요우커 수혜주로 꼽히며 10만원을 돌파했던 과거가 무색하게 하루가 멀다하고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11일 전거래일대비 4.7%(3900원) 내린 7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에는 7만8500원까지 내려오면서 52주 최저가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호텔신라 주가가 8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종가기준 지난해 4월17일(7만9200원)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외면이 매섭다. 외국인은 이날만 29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자우(005935)선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판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12월 들어서도 약 634억원을 내던지면서 호텔신라 보유 주식을 정리하기 바빴다.
이번주동안에만 4거래일 연속 내린 호텔신라의 하락폭은 한 주동안에만 13%를 넘어섰다. 이날 세운 52주 신저가 기록인 7만8500원은 지난 7월13일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장중 세웠던 52주 최고가 기록인 14만3000원과 비교할 때 약 45% 곤두박질 친 것이다. 불과 5개월여만에 반토막이 가깝게 고꾸러졌다.
호텔신라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시내 면세점을 둘러싼 불확실성 심화다. 향후 재입찰시 면세사업권을 둘러싼 신규 진입자들의 도전과 기존 사업자들의 방어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사업권 연장에 실패한 워커힐 면세점을 보며 기존 사업자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호텔신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면세점 채널은 구조적인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 확대 흐름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의 부정적 영향력 및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내년은 호텔신라와 같은 기존 지배적 사업자들이 신규 면세 사업자대비 경쟁우위를 입증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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