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숏리스트에 포함된 롯데쇼핑(023530), 이마트(139480), SK네트웍스(001740), MBK파트너스 등은 지난주 경영진 프리젠테이션(PT)을 끝으로 하이마트 실사작업을 마무리했다.
웅진코웨이가 하이마트보다 일주일가량 늦게 본입찰을 받는 것은 몸 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SK네트웍스, MBK파트너스가 두개의 딜을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하이마트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이후 코웨이 인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 등 인수후보자들이 웅진코웨이보다는 하이마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본입찰 일정을 일주일여 뒤로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국민연금이 지원군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 측은 "현재로서는 인수 참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이후에 재무적투자자(FI)나 지분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이마트의 경우 이미 H&Q를 통해 국민연금이 투자했던 만큼 지분의 추가투자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웅진코웨이는 우선협상대상자와 국민연금이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지분 투자가 가능할 수 있다. 최근 공격적인 M&A로 부채비율이 빠르게 높아진 롯데나 SK 등이 국민연금과 함께 SPC를 설립해 인수할 경우 개별 부채비율에는 영향이 없다.
앞서 2007년 유진기업(023410)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 유진하이마트홀딩스(SPC)를 세워 유진 측이 5100억원을 출자해 보통주를 인수하고, 재무적투자자(FI)들이 3000억원규모의 전환사채(CB)와 우선주를 취득했으며, 나머지 은행권 대출 등으로 총 1조9500억원을 조달한 전례가 있다.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에게도 국민연금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윤석금 회장이 웅진그룹의 모태인 웅진코웨이를 어쩔 수 없이 매각하지만, 향후 되사올 의향이 있다면 롯데, SK 등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사모펀드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참여 얘기는 웅진코웨이쪽에서 먼저 요청한 것 같다"며 "매각자 금융이나 국민연금 참여 가능성 등 매각 흥행을 위해 막바지 피치를 올리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