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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학로 `벗는 연극`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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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윤 기자I 2012.04.20 12:03:53

적나라한 노출에만 치중
작품성·연기력 수준 미달
3D 입체 정사 장면 논란…여성단체 "매춘과 다름없다"
"성인연극도 하나의 장르…편견깨고 문화로 봐야" 항변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0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연극 `교수와 여제자2`의 한 장면(사진=예술집단 참)

[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봄 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17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에서 상연되는 이른바 ‘벗는 연극’인 ‘교수와 여제자2’ 공연장 앞에는 평일 낮시간에도 불구하고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일찌감치 줄을 서 있다.

노출 강도가 센 연극은 일부 중년 남성 관객들이 주 관객층일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이날 객석의 70%가량에 해당하는 50여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은 20~30대 커플을 비롯해 여성 관객도 20여명 가까이 됐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유일한 성인연극이기도 한 작품은 경기 불황으로 공연계가 위축된 요즘에도 주말에는 매진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성기능 불능 장애를 지닌 남성이 여제자를 통해 치유받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극은 약 70여분의 러닝타임 대부분이 섹스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두 남녀 주인공의 대화로 이뤄진다. 여배우의 전라 노출과 정사 장면은 후반부 20여분에 걸쳐 진행된다. 무대 중앙에 대형TV를 설치, 미리 나눠준 3D 안경을 쓰고 관객들이 공연 중간중간 입체적인 정사 장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한 점도 눈길을 끈다.

노출을 중심으로 한 연극인 만큼 작품성은 일반 연극 수준에는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중심인물인 여주인공의 연기력 또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작품은 ‘성 상품화 연극’이라는 이유로 여성단체 및 기존 연극단체들의 지속적인 항의를 받아 왔다. 지난해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나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성 상품화한 것은 매춘 행위와 다를 게 없다”면서 공연의 위법성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을 기획·연출한 강철웅 예술집단 참 대표는 첫 성인연극 ‘마지막 시도’(1993)를 연출했다가 1997년 공연음란죄로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교수와 여제자’(2009)를 다시 시작으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2010), ‘개인교수’(2011)를 거쳐 ‘가자 장미여관으로’(2011) 등을 무대에 올리며 성인연극계의 대부로 불려왔다.

강 대표는 성인연극도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특히 결혼한 이들에게 섹스는 생활”이라며 “성이라는 주제가 음습하다는 편견을 깨고 터놓고 이야기하는 장을 마련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감있는 연출을 살리지만 관객에게 혐오감을 줄 만한 수준의 무대는 지양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노출 연극도 또 하나의 성인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로 호기심에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은 대부분 부담없이 즐기는 듯한 분위기다. 관객 이모(34·서울 신림동) 씨는 “예전부터 노출 연극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됐다”며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코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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