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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환율,일단 하락쪽으로 선회

손동영 기자I 2000.06.26 18:12:42
달러/원 환율이 오랜만에 1119원 중심의 박스권에서 약간 벗어나 1118.1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변동폭은 1.50원에 불과, 지난 21일 이후 연 4일째 1원대의 하루변동폭을 유지했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네고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모습이었지만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이에 맞서 상승과 하락이 모두 부담스러운 답답한 흐름이 지속됐다. 다만 이날 종가가 하루거래범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형성됨에 따라 27일이후 환율의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비교적 강하게 형성된 점은 주목할만하다. ◇26일 환율흐름 증시의 상승세에 힘입어 달러매도에 나서는 세력이 많아 환율은 1119.30원 개장이후 줄곧 하락, 1118.10원까지 쉽게 밀렸다. 여기엔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였던 은행권의 달러팔기도 한몫했다. 그러나 의외로 탄탄한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등장하면서 1119원대로 다시 올라섰고 1118.80원에 오후거래가 재개된 후 일부 시중은행의 강한 달러매수세로 1119.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추격매수가 따라오지않은데다 기업들의 네고물량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환율은 하락세로 다시 돌아섰고 1118원까지 떨어진 뒤 지난 23일보다 1.30원 낮은 1118.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아 현물환 거래규모도 20억달러를 간신히 넘겼을 뿐이다. ◇달러 공급과 수요가 맞섰다 기업들의 결제수요나 네고물량 공급이 비교적 큰 규모로 등장했고 그 때마다 환율이 출렁였다. 물론 변동폭은 크지않았지만 그동안의 지루한 흐름에 비하면 의미있는 수준. 이미 예상됐던 대로 반기결산을 앞둔 기업들에서 외화부채 상환이나 이자지급등을 위한 송금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숨어있던 결제수요도 상당했다. 네고물량도 오후장들어 비교적 큰 규모로 등장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이 같은 수급요인의 충돌은 환율움직임을 극도로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증시에서 소규모 순매도를 지속하고있는 외국인들은 더 이상 환율흐름에 변수로 작용하지못하는 상황.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당국의 환율안정 의지로 볼 때 큰 폭의 하락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월말 네고물량 유입이 많아도 기껏해야 1115원대에서 하락이 저지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현재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부분 수급구조상 환율이 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지난주 한때 환율이 1120원대로 올라서는등 단순히 국내 수급구조만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경계한다. 역외세력의 투기적 달러매수가 언제 나타날 지 모르기 때문. 이날 역외세력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않았다. 기업이나 은행권 모두 쉽게 움직이려하지 않는다. 시중은행 디러들은 환율의 변동성이 극도로 억제된 상황에서 쉽게 한쪽으로 움직이기엔 무척 부담스럽다고 분석하고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27일엔 26일 마감직전의 분위기가 이어지며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이라며 “그러나 1117원대 아래로 밀려내려가지 않을 경우 결제수요를 바탕으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변동폭은 26일보다 약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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