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달-지구 나란히 서며 바닷물 당기는 힘 최대치 16일까지 서·남해안 수위 상승…인천 15일 '경계 단계' 휴가철 갯벌 갇힘, 방파제 덮침 등 피서객 각별 주의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달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시기를 ‘그믐(음력 1일)’이라고 부릅니다. 달이 하늘에서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구와 태양 사이에 쏙 들어가 숨어버린 때를 말하죠.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을 찾은 이들이 바다 정취를 즐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렇게 태양과 달, 지구가 우주 공간에 일직선으로 나란히 서게 되면 지구의 바다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납니다. 밀물과 썰물을 만드는 가장 큰 힘은 천체들이 바닷물을 당기는 ‘인력(기조력)’인데, 태양과 달이 한 방향에서 힘을 합쳐 지구의 바닷물을 맹렬하게 끌어당기기 때문입니다.
이 거대한 줄다리기 탓에 바닷물은 평소보다 훨씬 높게 밀려들고, 빠져나갈 때는 훨씬 깊게 빠져나갑니다. 조수 간만의 차이가 극도로 벌어지는 이 현상을 바로 ‘대조기(大潮期)’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바닷물이 가장 크게 차오르는 시기’인 셈입니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오는 16일까지가 바로 이 ‘그믐 대조기’에 해당합니다. 달과 태양의 힘이 더해진 탓에 인천, 군산, 창원, 제주 등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의 해수면이 평소보다 훌쩍 솟아오를 전망입니다.
자료=해양수산부
바닷물에 의한 침수 가능성을 나타내는 4단계 고조(高潮) 정보 역시 ‘주의 단계’ 이상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특히 인천 지역은 15일 바닷물 침수 가능성이 높은 ‘경계 단계’까지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물이 가장 꽉 차오르는 만조 시간에는 해안가 저지대가 일시적으로 바닷물에 잠기는 해수 범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여름 휴가를 맞아 해안가를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입니다.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속도는 성인의 걸음보다 훨씬 빠릅니다. 조개잡이에 푹 빠져 갯벌 깊숙이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차오르는 물에 갇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또한 평소라면 물이 닿지 않아 안전했을 해안가 산책로나 방파제도 갑자기 높아진 수위와 파도에 덮쳐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기러 떠난 여름 바다. 갯벌에 들어가기 전 만조 시각을 반드시 확인하고, 해안가 출입을 통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안내에 귀를 기울이는 등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