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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낼 때 심신미약, 퇴사 철회해줘"…법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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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현 기자I 2025.10.20 07:00:00

원고 "심신미약으로 진심 아냐"…부당해고 주장
法 "퇴직 전제로 한 행위만 보여…자진퇴사"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직장 괴롭힘으로 심신미약상태로 제출한 사직원이 철회돼야 한다는 협동조합 직원의 주장을 법원은 자진 퇴사라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백주아 기자)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협동조합 직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11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989년 한 협동조합에 입사한 A씨는 지난 2023년부터 본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다른 지점으로 발령됐다. A씨는 업무인수를 위해 지난해 1월 본점으로 출근했다가 다음날 새벽 병증으로 응급실에 입원했다. 결국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건강상 이유로 출근하지 않다가 같은 해 2월 13일 발령된 지점으로 첫 출근했다.

A씨는 출근하고 20분 뒤 지점장에게 사직원을 제출했다. 사직원에는 개인사정으로 사직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자필로 적혀 있었고, 지점장 직인까지 날인했다. A씨는 재직 중 알게 된 직무상 비밀 등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사직 전까지 사고가 없었다는 무사고 확인서도 자필로 작성했다.

협동조합은 A씨 사직원를 같은 날 전달받아 해직처리했다. 이튿날에는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를 사유로 고용보험 피보험자 상실신고를 하기도 했다. 협동조합 인사 담당 과장보는 사직서 제출 3일 뒤 A씨에게 퇴직처리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A씨는 조합장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다 새 지점으로 발령이 난 것이라며 이를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업무인수 다음날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호흡곤란과 각혈 증상을 보여 휴직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또 첫 출근 당시 직원들의 냉대와 배척분위기 속에서 심신미약상태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진심이 아니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직원 제출 3시간 이후 온전한 정신이 아니였다면서 다시 휴직을 요청해 사직의사가 철회된 것 이라고도 피력했다.

A씨는 이에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했지만, 사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돼 해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동일하게 판단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제출한 사직원은 당일 수리돼 조합의 동의 없이 원고는 사직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직원 제출 후 지점장, 인사 담당자 등과의 대화에서 사직의사를 철회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A씨는 점심 무렵 사직의사를 철회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무렵 인사 담당자에게 “지점장님께 사정을 이야기하니 총무·상무한테 이야기 해볼게 하네”, “결과는 어떻게 됐냐” 등의 메시지만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오히려 실업급여 문의, 진단서 제출 등 퇴직을 전제로 한 행위만을 보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심신미약상태에서 사직원을 제출해 진심이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 인정할 증거가 없고, A씨 스스로 사직의사를 보여 근로관계가 종료됐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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