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한시가 급한데…여야 대치 속 국정협의체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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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5.02.09 14:34:04

與, 이번주 4자회담 연기 요청…추가실무협의 요청
"반도체법·연금개혁 선제논의돼야 추경 논의 가능"
野, 연계불가 방침…"국민 절규 조금도 공감 못하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 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회가 여야 할 것 없이 민생 입법을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이뤄질 국정협의회는 반도체 특별법과 연금 개혁 관련 이견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국회의장실에 10~11일 중으로 합의했던 국정협의회 4자(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담 연기 입장을 전달했다. 실무협의에서 4자 회담을 합의한 지 사흘 만에 합의를 파기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정협의회의 핵심 의제인 반도체특별법과 연금개혁 관련한 이견을 이유로 들었다. 민주당이 주 52시간 특례 조항을 뺀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우선 처리를 주장하고 있고, 연금개혁 관련 모수 개혁을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서 강행처리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한 발 더 나아가 반도체특별법과 연금개혁에 대한 합의가 선제돼야 추경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여당이 추진하는 반도체특별법과 연금개혁특위 내 연금 개혁안 논의가 선행돼야 야당이 원하는 추경 논의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훈 정책위의장은 “주 52시간 근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반도체특별법안, 연금개혁특위에서 연금 개혁안을 논의하기로 결정되는 시점에 추경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무협의에서 의제 협의를 못 하고 국정협의회에서 난상토론으로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실무단계에서의 의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반도체특별법 처리 후 추경을 논의할 수 있다는 국민의힘의 연계 전략도 납득할 수 없지만, 이제는 한술 더 떠 추경을 연금개혁특위 설치와도 연계하는 듯한 태도는 더욱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추경과 반도체특별법, 연금 모수개혁법안 모두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요구가 사실상 ‘추경을 원하면 두 법안에 대한 백기투항을 하라’는 의미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반도체특별법의 경우 당내 이견이 많아 양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민수 대변인도 “하루하루를 버틸 힘도 없는 자영업자분들의 절규에 조금도 공감을 못 하니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협상테이블을 뒤집어엎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밤을 새워서라도 토론을 벌여 합의된 부분이라도 법을 개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추경안을 마련해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여당이 추경 논의 선행 조건으로 내건 반도체특별법, 연금 모수개혁 법안에 대해선 여야 모두 입장이 확고한 상황이다. 결국 여야 한쪽이 이와 관련해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추경 논의는 당분간 공전을 거듭하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주 양당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이 연이어 예정돼 있어 양당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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